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골프도 사업도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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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로 배우는 인생
필드 위 '빨간 옷의 사나이'
모자·장갑·골프화·골프백까지¨빨간색은 자신감의 표현
사업 두 번 실패 후 재기
죽을 각오로 하면 뭐든지 가능…필드 거꾸로 보며 상상력 자극
필드 위 '빨간 옷의 사나이'
모자·장갑·골프화·골프백까지¨빨간색은 자신감의 표현
사업 두 번 실패 후 재기
죽을 각오로 하면 뭐든지 가능…필드 거꾸로 보며 상상력 자극
“골프나 사업이나 성공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입니다.”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59·사진)은 필드 위에서 ‘빨간 옷의 사나이’로 통한다. 모자부터 티셔츠, 바지, 벨트, 장갑, 골프화까지 온통 빨간색으로 입는다. 심지어 골프백도 빨간색이다. 캐디부터 다른 동반자들까지 모두의 이목을 끈다.
오 회장은 “빨간 옷은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자신감을 잃으면 머릿속으로 그린 스윙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서울 순화동 메타비전(메타바이오메드 자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오 회장은 골프에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생분해성 봉합원사(몸에 흡수되는 수술용 실), 치과용 기자재 등 의료용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20년 전 충북 청주의 자그마한 지하 공장에서 시작한 이 기업은 지난해 매출 448억원을 올리며 바이오업계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수출 비중이 매출의 95% 이상이다. 치과용 충전재(치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메꾸는 재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오 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가 공동 시상하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은 기업인 모임인 한빛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중국 방문 때 바이오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 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기업을 키우면서 역경도 많았다. 그가 즐겨 입는 빨간 옷에는 자살까지 시도했던 아픔의 자취가 담겨 있다.
“주변 사람의 돈을 모두 끌어모아 시작한 사업이 두 번이나 실패하면서 1993년 죽으려고 경기 양주시 송추에 있는 아버지 산소에 갔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수면제를 털어넣지 못했죠. 그때 죽을 각오로 하면 안될 일이 뭐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을 계기로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성격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변했습니다.”
2001년 생분해성 봉합사를 개발하고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오 회장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바이어를 만났다. 그는 “그때부터 파란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가 제복이 됐다. 초반엔 매번 거절만 당하다가 그 옷 덕분에 1년 만에 목표 80%를 달성했다”고 했다.
사업에서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 고스란히 필드로 옮겨졌다. 오 회장은 “골프장에서도 빨간색 옷만 고집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 회장은 코스닥협회 부회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외이사 등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오 회장은 미국계 치과용 기자재업체 한국슈어프로덕트 대표로 일한 1986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1989년 회사를 차려 직접 사업을 시작하면서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골프채를 놓았다. 재기에 성공한 2003년부터 골프를 치고 있으니 정확히 따지면 구력 13년이다. 핸디캡은 15개로 스코어에 연연하기보다 즐거운 라운딩을 추구하는 ‘명랑골퍼’다. 베스트 스코어는 82타.
이글은 총 세 번 기록했는데 작년 11월 문경CC 10번홀(파4)에서 기록한 이글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했다. 오 회장은 “6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겨냥했는데 공이 왼쪽 언덕을 맞고 오른쪽으로 굴러내려가 홀에 들어갔다. 행운의 이글이라 마치 홀인원을 한 것처럼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골프를 치면서 자신만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거꾸로 보는 습관이 생겼다.
“88CC 서코스 14번홀에 올라가 아래쪽 그린을 내려다보는데 풍광이 아주 아름답더군요. 특히 가을에 단풍이 들면 해질 무렵 노을과 어우러져 더 빠져들었어요. 그때 허리를 숙여 가랑이 사이로 바라보았더니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죠.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상상력의 원천인 셈이죠.”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59·사진)은 필드 위에서 ‘빨간 옷의 사나이’로 통한다. 모자부터 티셔츠, 바지, 벨트, 장갑, 골프화까지 온통 빨간색으로 입는다. 심지어 골프백도 빨간색이다. 캐디부터 다른 동반자들까지 모두의 이목을 끈다.
오 회장은 “빨간 옷은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자신감을 잃으면 머릿속으로 그린 스윙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서울 순화동 메타비전(메타바이오메드 자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오 회장은 골프에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생분해성 봉합원사(몸에 흡수되는 수술용 실), 치과용 기자재 등 의료용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20년 전 충북 청주의 자그마한 지하 공장에서 시작한 이 기업은 지난해 매출 448억원을 올리며 바이오업계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수출 비중이 매출의 95% 이상이다. 치과용 충전재(치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메꾸는 재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오 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가 공동 시상하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은 기업인 모임인 한빛회 회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중국 방문 때 바이오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 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기업을 키우면서 역경도 많았다. 그가 즐겨 입는 빨간 옷에는 자살까지 시도했던 아픔의 자취가 담겨 있다.
“주변 사람의 돈을 모두 끌어모아 시작한 사업이 두 번이나 실패하면서 1993년 죽으려고 경기 양주시 송추에 있는 아버지 산소에 갔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수면제를 털어넣지 못했죠. 그때 죽을 각오로 하면 안될 일이 뭐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을 계기로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성격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변했습니다.”
2001년 생분해성 봉합사를 개발하고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오 회장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바이어를 만났다. 그는 “그때부터 파란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가 제복이 됐다. 초반엔 매번 거절만 당하다가 그 옷 덕분에 1년 만에 목표 80%를 달성했다”고 했다.
사업에서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 고스란히 필드로 옮겨졌다. 오 회장은 “골프장에서도 빨간색 옷만 고집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 회장은 코스닥협회 부회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외이사 등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오 회장은 미국계 치과용 기자재업체 한국슈어프로덕트 대표로 일한 1986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1989년 회사를 차려 직접 사업을 시작하면서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골프채를 놓았다. 재기에 성공한 2003년부터 골프를 치고 있으니 정확히 따지면 구력 13년이다. 핸디캡은 15개로 스코어에 연연하기보다 즐거운 라운딩을 추구하는 ‘명랑골퍼’다. 베스트 스코어는 82타.
이글은 총 세 번 기록했는데 작년 11월 문경CC 10번홀(파4)에서 기록한 이글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했다. 오 회장은 “6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겨냥했는데 공이 왼쪽 언덕을 맞고 오른쪽으로 굴러내려가 홀에 들어갔다. 행운의 이글이라 마치 홀인원을 한 것처럼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골프를 치면서 자신만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거꾸로 보는 습관이 생겼다.
“88CC 서코스 14번홀에 올라가 아래쪽 그린을 내려다보는데 풍광이 아주 아름답더군요. 특히 가을에 단풍이 들면 해질 무렵 노을과 어우러져 더 빠져들었어요. 그때 허리를 숙여 가랑이 사이로 바라보았더니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죠.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상상력의 원천인 셈이죠.”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