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8일 청와대 회동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로 변질되지 않게 하겠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 법안의 수위가 조절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새 정부 출범 이후 긴장 관계를 유지했던 정부와 재계가 협력 관계로 돌아서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당초 이번 회동에선 투자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중심이 되고, 상법 개정안 등 구체적인 현안은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대통령이 직접 상법개정안을 언급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도 박용만 두산 회장으로부터 “대통령께서 본인이 직접 회의를 진행하며 시나리오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는 회의 분위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대통령이 재계 대표들의 발언을 경청하면서 배석한 장관이나 수석비서관에게 바로바로 현안에 대한 지시를 하는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회의 분위기가 진지했던 만큼 정부의 기업 정책도 투자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