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빛을 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3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손연재가 등장하자 관중은 환호하며 손연재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시즌 중반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리던 손연재는 런던올림픽에서 개인종합 결선 5위라는 쾌거를 거두며 단숨에 세계 리듬체조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듬체조는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 선수들이 강한 종목이고, 대회들도 주로 그쪽 지역에서 열리는 만큼 아시아권 선수들은 현지 관중에게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연재가 런던올림픽의 기세를 이어 올 시즌도 나서는 국제 대회마다 종목별 메달을 따는 등 계속해서 포디엄에 오르자 손연재에 대한 세계 리듬체조 팬들의 관심이 계속 커졌다.

손연재의 연기를 두고 인터넷에서 외국인 팬들 간에 설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손연재와 사진을 찍었다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올리는 외국인 팬도 있다.

가끔 손연재의 연기가 흔들릴 때 질책하는 목소리도 내지만, 다들 국적을 넘어 리듬체조를 사랑하는 만큼 손연재가 좋은 연기를 펼치면 응원으로 손연재에게 힘을 북돋워주고 있다.

거기다 한국 리듬체조 저변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뛰어난 선수를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국제 심판, 위원 등 관계자 육성에도 봇물이 터졌다.

김지영 리듬체조 경기위원장은 지난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급 국제심판 자격을 따낸 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상위 심판'으로 임명돼 손연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이번 대회 실시 심판으로 나선 서혜정 기술부위원장 또한 꾸준히 국제 대회 심판으로 활약하며 세계 리듬체조계와 교류해왔다.

리듬체조 대표팀의 전 코치 김지희는 러시아, 현 코치 김주영은 키르기스스탄과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리듬체조 거장들을 사사하는 등 선진국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해왔다.

이들이 활발히 활동한 덕분에 외국 국제 심판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손연재의 존재감은 깊이 각인됐다.

지난해 국제 심판강습회 때 표현력에 대한 강의 자료로 손연재의 런던올림픽 당시 연기 장면이 활용된 것이 그 좋은 예다.

국제 대회에서 외국 심판들이 먼저 손연재에게 인사를 건넬 정도로 손연재는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오랜만에 혹은 처음 국제무대에 서는 선후배 동료 선수들도 한국 선수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이점을 안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는 등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에 가져다 준 혜택은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