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순찰 중에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말춤’을 춘 죄로 징계를 받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29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이날 서안지구 헤브론의 한 무도회장에서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청년과 어울렸다. 이 모습은 이스라엘 현지 채널2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배경에는 한국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다. 팔레스타인 청년들과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군인들의 모습에는 거리낌이 없었고, 심지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목마를 탄 이도 있었다. 정복 차림의 군인들 가운데 2명은 헬멧을 착용한 상태였으며, 최소 1명은 소총도 들고 있었다.

이 놀라운 광경에 대해 방송은 지난 26일 이곳을 순찰 중이던 군인들이 문제의 무도회장으로 피신하면서 벌어진 촌극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방송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군은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스스로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한 병사들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발생지인 헤브론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으로,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가장 빈번한 곳으로 꼽힌다. 앞서 몇 년 전에도 이 도시에서 순찰 중이던 군인들이 플래시몹 영상을 찍었다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적이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