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덜 걷혀 상반기 나라살림 46조 적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위기때보다 많아 '사상최대'
경기 침체로 세금은 덜 걷히는데 정부 지출은 크게 늘면서 상반기 나라살림의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4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 지난해(29조9000억원 적자)보다 16조3000억원(54%) 늘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정부 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정부 재정 현황을 보여준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40조5000억원)보다 6조원 가까이 많다. 2004년 관리재정수지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적자폭이다. 2009년에는 하반기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연간 43조3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평균 상반기 재정관리수지 적자 규모는 26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조원가량 적다.
상반기 통합재정수지는 28조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2011년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1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 “하반기 충분히 만회” vs 野 “재정절벽 우려”
재정적자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데는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세금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조1000억원 덜 걷힌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법인세는 4조2000억원, 부가가치세는 2조3000억원 줄었다. 교통세와 관세도 각각 7000억원 줄었다.
목표 대비 세금 징수액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47.1%에 그쳤다. 최근 3년간 평균 세수진도율은 52.5%였다. 반면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복지에 드는 비용이 늘면서 상반기 정부 지출은 지난해보다 7조9000억원 증가한 18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23조4000억원에 묶어 두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상반기 적자 규모를 감안하면 하반기에 23조원 정도의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정부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고 침체된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세수 확대도 기대만큼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1년과 2012년 하반기에는 각각 5조7000억원과 12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 정부가 올해 예상하고 있는 통합재정수지(11조8000억원 흑자)를 맞추려면 하반기에는 수입이 지출보다 40조원 이상 많아야 한다. 올해 상반기 재정 수입이 153조9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2011년과 지난해 하반기 통합재정수지 흑자 규모는 각각 20조9000억원과 30조원으로 40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하반기 세수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지출이 급감하는 이른바 ‘재정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불확실한 세수 증가에 희망을 걸고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나 상반기 세수 부족 사태는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상황을 낙관할 것이 아니라 재정건전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취약점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당초 계획한 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7월에는 지난해보다 1조7000억원 정도 세금이 더 걷히는 등 하반기 세수 확보 여건이 나아지고, 정부 지출 규모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가 예상한 적자 규모(23조4000억원)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지출진도율(전체 예산 대비 정부 지출액 비율)은 57.9%로 지난해 59.3%보다 1.4%포인트 낮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올 하반기에 써야 할 돈이 지난해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연간 수입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 통상적인 불용액(5조~6조원)과 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해 재정수지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4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 지난해(29조9000억원 적자)보다 16조3000억원(54%) 늘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정부 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정부 재정 현황을 보여준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40조5000억원)보다 6조원 가까이 많다. 2004년 관리재정수지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적자폭이다. 2009년에는 하반기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연간 43조3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평균 상반기 재정관리수지 적자 규모는 26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조원가량 적다.
상반기 통합재정수지는 28조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2011년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1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 “하반기 충분히 만회” vs 野 “재정절벽 우려”
재정적자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데는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세금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조1000억원 덜 걷힌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법인세는 4조2000억원, 부가가치세는 2조3000억원 줄었다. 교통세와 관세도 각각 7000억원 줄었다.
목표 대비 세금 징수액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47.1%에 그쳤다. 최근 3년간 평균 세수진도율은 52.5%였다. 반면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복지에 드는 비용이 늘면서 상반기 정부 지출은 지난해보다 7조9000억원 증가한 18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23조4000억원에 묶어 두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상반기 적자 규모를 감안하면 하반기에 23조원 정도의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정부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고 침체된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세수 확대도 기대만큼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1년과 2012년 하반기에는 각각 5조7000억원과 12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 정부가 올해 예상하고 있는 통합재정수지(11조8000억원 흑자)를 맞추려면 하반기에는 수입이 지출보다 40조원 이상 많아야 한다. 올해 상반기 재정 수입이 153조9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2011년과 지난해 하반기 통합재정수지 흑자 규모는 각각 20조9000억원과 30조원으로 40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하반기 세수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지출이 급감하는 이른바 ‘재정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불확실한 세수 증가에 희망을 걸고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나 상반기 세수 부족 사태는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상황을 낙관할 것이 아니라 재정건전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취약점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당초 계획한 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7월에는 지난해보다 1조7000억원 정도 세금이 더 걷히는 등 하반기 세수 확보 여건이 나아지고, 정부 지출 규모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가 예상한 적자 규모(23조4000억원)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지출진도율(전체 예산 대비 정부 지출액 비율)은 57.9%로 지난해 59.3%보다 1.4%포인트 낮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올 하반기에 써야 할 돈이 지난해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연간 수입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 통상적인 불용액(5조~6조원)과 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해 재정수지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