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30일 공개된 녹취록과 관련, 강연 사실은 인정했지만 내란 음모죄 혐의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지난 5월 경기도당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 강의를 한 적이 있다”며 “한반도가 전쟁위기에 있다고 판단해 민족 공멸을 막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느 한편에 서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예고돼 있다면 우리는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정세인식이 다르다고 해서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내란 음모죄라는 어마어마한 혐의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자신에게 제기한 혐의에 대해 “날조와 모략”이라고 한 뒤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했다.

그는 “사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진실을 위해 당당하게 임하겠다”며 “그러나 내란 음모 등 국정원의 날조와 모략에 대해서는 한치의 타협 없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된 녹취록에 서울 혜화전화국, 유류기지 파괴 등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 “인정할 수 없다. 총기 운운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강연 자체를 인정한 이 의원 발언과 달리 김재연 통진당 의원은 이날 오전 모임을 부인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