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또다시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방사능 오염수의 추가 유출 우려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지난달 31일 원전 내 오염수 저장탱크 3곳과 배관 접합부 1곳을 측정한 결과 시간당 최대 1800밀리시버트의 고(高)방사선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18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4시간 정도 노출되면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고방사선량이 측정된 곳은 탱크 접합부를 볼트로 죄는 방식의 저장탱크와 이들 탱크 사이를 잇는 배관 부분이다. 지난달 300가량의 오염수가 유출된 것으로 밝혀진 저장탱크와 똑같은 구조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저장탱크 3곳에서는 오염수 수위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지만 일정 수준의 오염수가 새나갔을 가능성은 농후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지하수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제1원전의 지상 저장탱크 가까이에 있는 4곳의 우물 지하수에서 L당 최대 470베크렐의 방사성 트리튬(삼중수소)이 검출됐다. 지난 3월 측정했을 때(L당 30베크렐)보다 농도가 약 15배 상승한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문제의 저장탱크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로 인해 지하수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