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적성검사 개편 "잠재력 파악 위해 난이도 높여"
여기다 10대 그룹은 전년과 비슷하지만 30대 그룹 전체로 넓히면 채용 규모가 줄어들 조짐이다.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25% 많은 7만8700명을 뽑았던 30대 그룹의 하반기 채용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졸 채용이 늘면서 대졸 입사가 줄어드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졸 취업문 좁아졌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4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규모다. 롯데그룹(1200명)과 SK그룹(정기 공채 600명)도 지난해와 비슷한 숫자로 채용 인원을 정했다. LG그룹은 올 상반기 4000명에 이어 하반기 2500명을 채용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은행권은 올해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20% 줄이기로 했다. 저금리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상반기 이익이 반토막나면서 긴축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신한·우리 등 7개 은행의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은 8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1041명)보다 20%가량 줄었다.
공기업 취업문도 ‘바늘구멍’이 됐다. 한국가스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30개 공기업 중 절반 이상인 16개가 하반기 공채 계획이 없다. 채용 규모도 12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1641명)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차 인·적성검사 “어려워진다”
올해 하반기 취업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2위 그룹인 현대차그룹이 새로 마련한 인·적성검사(HMAT)다. 현대차의 공채 소식을 접한 취업준비생들은 기존의 HKAT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HMAT는 HKAT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지원자의 잠재적 업무 역량을 다각도로 파악하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HKAT에서 ‘현대차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면, HMAT에선 ‘현대차에 지원한 동기 및 해당 직무에 자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존 HKAT에서 적성검사는 △지각 정확성 △언어 유추력 △언어 추리력 등 9개 유형으로 선택형 및 주관식 문항이 나왔다. 인성검사는 ‘예, 아니오’ 형태의 성격 유형 검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적성검사의 유형이나 항목 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지원자의 인성과 적성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문제를 구성해 응시자가 이전보다 어렵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