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금융시스템 위기 한국 1년내 없다"
국내외 금융기관 소속 전문가 47%는 1년 이내 국내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 금융시스템의 5대 핵심 위험(리스크)으로 새롭게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시스템 리스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금융시스템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중 국내 금융기관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 및 금융시장 참가자 74명과 해외 자산운용사 한국투자 담당자 16명 등 총 9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설문조사 결과 1년 이내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18%만 ‘높다’(‘매우 높다’ 포함)고 응답했으며 47%는 ‘낮다’(‘매우 낮다’ 포함)고 평가했다. 나머지 35%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히 해외 조사 대상자는 ‘낮다’는 응답 비중이 75%에 달해 국내 응답자보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 단기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 비중은 지난 1월(51%)보다 4%포인트 낮아졌다.

1~3년 중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통’이 46%였으며 ‘높다’(25%)와 ‘낮다’(29%)가 엇비슷했다. 해외 조사 대상자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중기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본 반면 은행 및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 응답자는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정의 한은 조기경보팀장은 “금융시스템 위기가 있다면 1년 이내보다는 1~3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인식을 시장에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는 40%가 ‘높다’고 답한 반면 ‘낮다’는 응답은 7%에 그쳤다. 응답 기관별로는 은행 응답자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비은행 응답자는 낮게 평가했다.

한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에 대해 78%가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를 지목했다. 90명의 응답자별로 5개의 위험 요인을 받아 응답 합계를 응답자 수로 나눈 결과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라는 응답이 77%였으며 ‘가계부채 문제’(71%), 기업 신용위험 증가(46%), ‘주택가격 하락’(4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설문과 비교하면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5대 핵심 위험 요인에 새로 포함된 반면 ‘환율 갈등’과 ‘유로지역 위기’는 빠졌다. ‘가계부채 문제’ 등 나머지 위험 요인의 응답 비율도 모두 하락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