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른바 ‘하우스푸어’를 돕기 위해 이들이 소유한 주택 509가구를 사들여 재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이들 하우스푸어가 집을 매각한 뒤 대출금을 갚고 임대보증금까지 내면 손에 쥐는 현금은 전체 집값의 약 13%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는 하우스푸어 집을 사들이기 위한 ‘희망임대주택 리츠’가 지난 6월 1103가구의 신청을 받은 뒤 현장실사와 감정평가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509가구를 선정해 지난달 매매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발표했다. 총 매입가는 1451억원(가구당 2억8500만원)으로, 수도권에 있는 2억~4억원 규모의 전용면적 60~85㎡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들 주택의 가구당 평균 주택담보대출금은 1억8100만원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63.5%에 달했다. 주택을 매각한 뒤 대출금을 갚고 나면 가구당 1억400만원이 남는 셈이다. 리츠가 매입한 하우스푸어 주택은 보증금 6780만원에 월 임대료 55만원을 받고 기존 집주인 또는 세입자에게 재임대했다. 결과적으로 하우스푸어 주택을 2억8500만원에 매각한 뒤 대출금 1억8100만원을 갚고 임대보증금 6780만원까지 내고 나면 손에 쥐는 현금은 전체 집값의 12.7%인 3620만원 정도다.

하지만 주택 매도자들은 대출금을 갚고 월 임대료 55만원에 5년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된다. 리츠에 집을 매각하기 전 월평균 114만원에 이르는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지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월 59만원, 5년간 3450만원의 실거주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첫 시범사업인 희망임대주택 리츠가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연내에 2차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상일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조만간 추가 상품 구성 등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매입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2차 사업도 1차 수준인 500가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