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제작비 100억원을 투입한 영화 ‘관상’의 주연배우 송강호.
총 제작비 100억원을 투입한 영화 ‘관상’의 주연배우 송강호.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타임머신이 발명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계유정난(1453년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빼앗으려고 반대파를 숙청한 사건) 때로 가고 싶다고 생각해 왔죠. 너무나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인 사건이기도 하고, 어린 조카까지 죽게 만든 권력의 속성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톱스타 송강호(46·사진)는 3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영화 ‘관상’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관상’은 고통에 몸부림을 치며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역사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한없이 작은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관상’은 순제작비 70억원, 총제작비 100억원이 든 대작. 사람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조선 천재 관상가 내경이 계유정난에 휘말리면서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그렸다. 내경 역으로 처음 사극에 도전한 송강호와 함께 백윤식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 이종석 등 초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영화 ‘설국열차’ ‘관상’에 이어 올 11월에 개봉하는 ‘변호인’까지 하반기에만 세 편의 작품으로 관객을 찾는 그는 “‘관상’도 ‘설국열차’처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영화라 많은 얘깃거리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이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는 현상이 벌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2시간22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너무 긴 게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 그는 “영화를 사골 끓이는 일에 비유한다면 1시간 끓인 사골국물과 2시간을 끓인 국물의 진하기는 다를 것”이라며 “원하는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2시간 안팎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국영화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 수는 월별 사상 최초로 2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관객들이 한국영화라고 봐주기도 했지만 요즘엔 너무나 냉혹한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