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비즈&라이프] 박병엽 팬택 부회장, 상대방 끝까지 경청하는 '친화력의 승부사'…채권단 끈질기게 설득해 1565억 유치 성공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EO 오피스 - 끈기와 집념의 리더십 박병엽 팬택 부회장
    [비즈&라이프] 박병엽 팬택 부회장, 상대방 끝까지 경청하는 '친화력의 승부사'…채권단 끈질기게 설득해 1565억 유치 성공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지난달 거의 매일 밤잠을 설쳤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갓 졸업한 상황에서 마케팅 전쟁을 벌이려면 ‘실탄’이 필요한데 첩첩산중이었기 때문이다. 올 2월 퀄컴에서 2300만달러(약 250억원), 5월 삼성에서 530억원을 유치했지만 큰 전쟁을 치르기엔 실탄이 한참 모자랐다.

    자금을 유치하려고 대주주인 은행권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이해가 엇갈려 좀체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젠 오너도 아니지만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은 여전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농협, 대구은행으로부터 1565억원(상환분을 빼면 825억원)을 유치했다.

    흔히 박 부회장에 대해 ‘붙임성 좋은 승부사’라고 말한다. 이번 은행권 자금 유치도 붙임성 좋은 그가 끈질기게 설득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팬택 임직원이 꼽은 그의 첫 번째 강점은 친화력도 아니고 승부사 기질도 아니다.

    < 박 부회장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좀 더 들어보자”는 말을 종종 듣는다. 누군가 쓴소리를 하는데 배석한 간부가 끼어들면 그는 제동을 건다. “A상무, 잠깐만. OOO님 얘기를 좀 더 들어 보자.” 한 임원은 “남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게 그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 → 팬택 임직원이 꼽은 박 부회장의 최대 강점

    박 부회장은 중요사안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 책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자기 의견을 밝힌 뒤 토론을 유도한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내 생각이랑 B소장 생각이 다르니 좀 더 고민해보고 다음에 다시 토론하자”는 식으로 말한다.

    한 간부는 “토론할 때 초반에는 내 전문 분야니까, 내가 이기는 것 같은데 계속 하다 보면 밀리는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전혀 고민하지 않은 부분까지 박 부회장이 거론할 때면 ‘언제 저런 것까지 고민했나’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2000년대 후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갈 때도 그랬다. 연구소 박사급 기술자들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피처폰이 잘나가는데 굳이 검증 안 된 스마트폰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이때도 박 부회장은 수차례 토론을 거듭한 끝에 연구원들 스스로 수긍하도록 했다.

    박 부회장에게 경청은 정보를 축적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보기술(IT)이 워낙 빠르게 변하고 시장 상황도 급변하는 터라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뒤 얘기를 듣는다면 실수할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합당하면 기꺼이 수용한다.

    박 부회장이 현장 책임자들에게 늘 하는 얘기가 있다. “오늘 내린 결정을 내일 번복하지 못하면 책임자 자격이 없다.” 뭔가 잘못됐을 땐 과감히 시인하고 다른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본인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그의 친화력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다. 박 부회장은 친한 사람을 만날 때 손을 잡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와락 껴안기도 하고 볼을 비비기도 한다. 몇 차례 만나보고 얘기가 통한다 싶으면 스스럼없이 “형님” “오빠” “OO형” “자기”라고 부르며 마음의 벽을 허문다.

    그의 집무실을 방문하면 색다른 경험을 한다. 박 부회장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기도 하고, 헤어질 땐 대개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배웅한다. 손님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부탁하러 온 사람이든 도우러 온 사람이든 이런 식으로 맞이하고 배웅한다.

    처절했던 삶은 친화력을 다지는 밑바탕이 됐다. 박 부회장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가진 것 없는 놈이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 박 부회장 친화력의 밑바탕 학연 지연 혈연 등 이렇다 할 ‘끈’도 없이 사업하다 보니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게 체질화됐다.

    승부사 기질도 널리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고비 때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승부를 걸었다. 삼성, LG와 휴대폰 싸움이 본격화하자 사재를 털어 현대큐리텔과 스카이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고, 법정관리 위기에 처했을 땐 자기 주식과 직위를 내던져 위기를 막았다.

    회사가 자금난에 빠졌을 때 다들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전국을 돌며 주주들에게 채권 상환을 유예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주식을 포기하겠다면서 회생 방안을 설명했다. 주주들은 그의 진정성을 믿어줬고 “힘내라”고 격려해주기도 했다.

    팬택이 법정관리를 피하고 워크아웃으로 갔던 것은 박 부회장의 집념과 진심이 통했기에 가능했다. 주위에서 “그 많은 주주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고 말할 때 포기했다면, 자기 주식을 움켜쥐고 욕심을 부렸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박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에 대해 주위에서는 “과감하지만 무모하진 않다” “오히려 소심하기에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밀어붙이기 전에는 꼼꼼하게 따져 결론을 내린다는 것.

    ‘기업가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무선호출기와 휴대폰으로 수천억원대 돈을 번 뒤에도 회사를 팔거나 지분을 처분하지 않았다. 번 돈으로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항상 사업을 택했다. 돈이 아니라 사업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장 이후엔 몹시 힘들었다. 노키아까지 흔들리는 판에 팬택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사이 혈관이 막혀 수술을 받았고, 근막석회증(근육이 뭉치고 염증물질이 쌓이면서 통증이 이어지는 증상)이 생겨 물리치료까지 받아야 했으며, 모발이식 수술도 했다.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면 “모발이식 잘하는 곳을 소개해주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부동산 양도세·보유세 손질, 7월말 세제개편안에 담아 발표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 개편안을 올해 7월 말 세제개편안에 담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에서 부동산 세제 대책과 관련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합리적인 조세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 발표 시점에 관해선 “전반적인 조세 제도 부분은 굉장히 시간이 걸리는 문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관계부처 간 협의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정부 발표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올해 세제개편안에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담는다는 목표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선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체계와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전반에 관한 개편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차례 “비거주 1주택도 주거 목적이 아니라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 혜택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언론 인터뷰 등에서 “보유세도 소득세처럼 과표 구간을 보다 촘촘히 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는데, 진지하게 검토할 사안”이라며 보유세 과세표준 개편 필요성을 거론했다.정부는 5월 9일로 종료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완충 기간’을 두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강 차관보는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2. 2

      SK증권 '대가성 거래' 알고 있었나…금감원, 뒷북 조사 논란

      ▶마켓인사이트 1월 29일 오후 5시 10분금융당국은 뒤늦게 대규모 금융권 부실을 초래한 무궁화신탁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29일 대책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간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조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일찌감치 관련 내용 상당 부분을 파악하고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기사에 등장하는 사실관계와 인물, 금융사 및 사모펀드(PEF)가 많아 꼼꼼히 살피며 조사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며 “해당 작업이 끝나는 대로 대상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2024년 11월 금감원이 비위 사실 상당 부분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개선 명령 당시 무궁화신탁 자구안 승인을 위해 수개월간 금감원은 SK증권과 무궁화신탁 사이의 문제를 심층 조사했다”며 “자구안 승인 여부는 물론 향후 매각에 영향을 줄 사안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금감원은 본격적인 조사는 미루고 무궁화신탁 매각에 집중했다. 크게 떨어진 SK증권의 영업용순자본(NCR) 비율을 문제 삼아 지난해 3월 산업은행 등이 SK증권 대주주 PEF J&W파트너스에 대한 인수금융 만기 연장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 대출 부실 관련 충당금을 쌓은 데 따른 결과로 SK증권의 경영권이 흔들리던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무궁화신탁 매각이 미뤄지면 SK증권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내부 분위기였다”며 “무궁화신탁 매수희망자로 거론된 세 곳의 적격성을

    3. 3

      무궁화신탁 부실 돌려막기…인수기업에 '폭탄' 떠넘긴 PEF

      ▶마켓인사이트 1월 29일 오후 5시 14분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전방위 부실을 초래한 무궁화신탁 사태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SK증권의 이례적인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사모펀드(PEF) 지배구조를 둘러싼 대가성 거래도 살펴볼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조사국은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의 잇따른 무자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코스닥시장 불공정거래 혐의를 조사해 왔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무궁화신탁 담보대출로 1300억원대 부실을 떠안은 SK증권도 검사할 예정이다. 검사2국과 3국이 SK증권을 둘러싼 바터 거래 의혹의 내부통제 및 PEF 관련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업계는 금감원 조사가 ‘금융 카르텔’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회장과 공생 관계를 유지해 온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등 PEF도 도마 위에 올랐다. 키스톤PE는 오 회장의 무궁화신탁 지분을 담보로 잡고 있는 대출채권을 포트폴리오 기업을 통해 서로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인 아시아경제는 관련 후순위채 100억원을 떠안았다가 전액 손실을 볼 상황에 놓였다.금감원이 뒤늦게 대응에 나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키스톤PE, 무궁화신탁 후순위채…인수한 캐피탈사에서 상장사로담보 부실에 100억원 '휴지조각'무궁화신탁과 SK증권을 둘러싼 얽히고설킨 금융 거래에는 수많은 사모펀드(PEF)가 등장한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은 무자본 인수합병(M&A)에 나설 때 PEF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SK증권도 여러 PEF와 거래하면서 김신 SKS PE 부회장의 PEF를 통한 1인 지배구조를 뒷받침해 왔다.중소 PEF가 변칙적으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