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3일 발매한 정규 1집이 이달 3일까지 42만4260장, 8월5일 출시한 1집 리패키지 앨범이 31만2899장 등 총 73만7159장 팔렸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2001년 김건모 7집(139만장)과 같은 해 컴필레이션 앨범 ‘연가’(168만장) 이래 최다 판매 기록이다.
SM 관계자는 “선주문량 30만장을 기록하면서 3개월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며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100만장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고가를 8000원 안팎으로 계산하면 SM은 이 앨범으로만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콘텐츠를 잘 만들었다는 평가다. 수록곡 ‘늑대와 미녀’ 뮤직비디오는 12명의 멤버 수를 활용해 늑대모습을 본뜬 차별화된 퍼포먼스로 10대 팬들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으르렁’은 쉬운 후렴구에 세련된 멜로디로 20~30대 직장인 팬까지 끌어들였다.
엑소에 대한 10대 팬들의 열광적 반응은 가요계에서 큰 이슈다. 엑소가 출동하면 펜스를 무너뜨리기 일쑤고 차량에 붙어 위험하게 돌진하기도 한다. SBS ‘인기가요’는 당분간 엑소 팬들의 출입을 금하는 조치를 내렸고, KBS는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에 엑소 출연 소식을 알렸다가 라디오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돌아올 땐 엑소가 비행기 티켓을 바꾸자 이를 따라 급하게 티켓 교환에 나선 100여명의 팬으로 인해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기도 했다.
12명의 멤버 중 타오와 루한 등 4명을 중국인으로 구성해 외연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엑소는 중국팀과 한국팀으로 나눠 현지에서 각각 활동하다가 다시 뭉쳐 같은 곡을 부르고 있다. 곡 대부분이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함께 나와 있어 중화권 관광객이나 보따리 장사들이 국내에서 앨범을 구입해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 음악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엑소는 중화권을 넘어 일본에서도 팬이 크게 늘면서 콘서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범 제작 초기 단계에서 디자이너들을 참여시켜 캐릭터 상품을 앨범과 동시에 내놓은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엑소 캐릭터숍에서 의상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