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대입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A·B형 수준별 수능 시행으로 불안감이 높아진 수험생들이 하향 지원 경향을 보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학들에 따르면 서울대는 2617명(정원외 제외) 모집에 1만9118명이 지원해 7.3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8.07 대 1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연세대는 18.43 대 1, 고려대는 22.45 대 1로 각각 지난해 19.40 대 1과 25.80 대 1을 밑돌았다. 성균관대는 27.72 대 1, 한양대는 34.61 대 1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한국외국어대는 15.43 대 1로 지난해 21.44 대 1보다 크게 하락했다. 반면 건국대는 27.08 대 1로 지난해 23.41 대 1보다 높아졌다.

주요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한 이유는 올해 수능이 A·B형 수준별로 치러짐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들이 최저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하향 안전 지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상위권 대학이 문과 BAB형(국어B·수학A·영어B)과 이과 ABB형(국어A·수학B·영어B)을 규정하고 있는데, 영어의 경우 하위권 수험생이 얼마나 A형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B형 수험생의 표준점수와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A·B형 수준별 수능으로 불안감이 커진 수험생들이 안전 지원을 추구하면서 상위권 대학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졌고 다음주 모집을 마감하는 중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형별로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일반전형의 경쟁률이 높았다. 연세대 40.02 대 1, 고려대 36.84 대 1, 성균관대 33.87 대 1, 서강대 39.09 대 1 등으로 대학별 고사에서 역전을 노리는 수험생들의 소신 지원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