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 씹은 미군의 껌과 초조를 이기기 위해 질겅질겅 씹는 타자의 껌은, 결국 같은 것 아닐까요. 살기 위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껌은 그대로지만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미군의 껌을 주워 씹던 아이는 프로야구 경기의 관중이 됐습니다. ‘허드렛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시인은 말했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을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