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8일 오후 4시43분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국내 연기금, 보험사에 해외 채권을 직접 판매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금융당국의 조사(검사)를 받고 있다.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8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국계 골드만삭스 한국 법인에 대해 지난달 28일부터 2주일 일정으로 현장 검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골드만삭스가 국내 연기금, 보험사 등에 해외 채권을 판매할 때 국내 지점을 통하지 않고 판 혐의를 포착, 예정에 없던 특별 검사(부문 검사)를 결정했다. 관련법은 해외 금융상품을 허가를 받은 국내 지점을 통해서만 팔도록 하고 있다.

파생과 채권 상품 등을 결합한 해외 구조화 채권을 판매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불완전 판매)도 조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크레디트스위스(C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다른 은행 지점에 대한 현장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성과급에 불만을 품은 골드만삭스 내부 직원 제보로 법 위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홍콩 지점과 한국 지점이 말레이시아 정부 보증 채권(1MDB)의 판매 수익 분배를 놓고 내부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1MDB 채권은 아시아 지역에서 40억달러 이상, 한국에서 10억달러어치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챙긴 발행·판매 수수료는 발행 금액의 10% 안팎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은행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법 위반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 고발 등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채권을 발행·판매하는 과정에서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금융당국에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말씀 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좌동욱/정영효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