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활력' 日에 추월 당했다
한국 제조업 경쟁력에 초비상이 걸렸다. 제조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1년 2분기 미국에 역전당한 뒤 8분기 연속 뒤처졌다. 미래 수익성을 뒷받침할 투자 증가율까지 2007년 이후 4년 만에 미국과 일본에 각각 추월당했다.

금융업에 치여 쇠락하던 미국 제조업과 ‘잃어버린 20년’ 늪에 빠졌던 일본 제조업이 점차 부활하고 있는 반면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한국 제조업은 갈수록 활력을 잃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미·일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제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생산요소 투입 △가격 경쟁력 △생산성 △과학기술 경쟁력 △사업환경 등 5개 부문에서 한국 제조업 현황을 미국 일본과 비교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7%로 미국(7.5%)보다 1.8%포인트 낮았다. 2011년 2분기 이후 8분기째 미국 제조업 수익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일시적으로 한두 분기 정도 뒤처진 적은 있지만 2년째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저수익성에 시달린 일본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도 2010년 2분기 6%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나 지난 1분기에는 2.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다른 제조업 경쟁 요소도 최근 악화되고 있거나 여전히 미·일에 뒤져 있다. 한국 제조업 투자 증가율은 2011년 5.4%로 낮아진 반면 미국(14.1%)과 일본(13.3%)은 전년 대비 크게 높아졌다. 1단위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비용인 단위노동비용 지수도 한국(101.8)은 미국(85.7) 일본(69.8)보다 훨씬 높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