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중국 차이나모바일에 ‘저렴한 아이폰’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분기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7700만대로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에서 선두 삼성전자를 비롯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게 됐다.

애플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폰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이폰 신제품인 ‘아이폰5S’와 비교적 가격이 싼 ‘아이폰5C’를 공개한다고 알려졌다. 차이나모바일에 공급할 제품은 ‘저렴한 아이폰’이면서 중국식 LTE(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TD-LTE 폰으로 연내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가 7억400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가입자만 놓고 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한국 이동통신 3사의 13배나 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차이나모바일을 잡기 위해 수년 전부터 수차례 방문했으나 성과가 없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쿡은 지난 7월에도 차이나모바일을 방문해 협상을 벌였다.

중국은 미국 유럽에 이어 애플에 세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차이나모바일을 뚫지 못해 삼성은 물론 레노버 화웨이와 생긴 지 3년밖에 안 된 샤오미 등에 밀려 점유율 5%로 7위에 머물고 있다. 2분기 중국 매출은 1년 전보다 14%나 감소한 46억달러였다. 선두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8%다.

애플은 10일 기자회견이 끝나면 몇 시간 후 베이징에서 아이폰 신제품 론칭 행사를 연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같은날 해외 다른 도시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나모바일에 아이폰을 공급하는 것이 애플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