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각오를 말하고 있다. 그는 “욕심 부리지 않고 힘 빼고 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장하나가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각오를 말하고 있다. 그는 “욕심 부리지 않고 힘 빼고 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최상위권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주춤했네요. 실수 앞에서 자만심과 거만함을 내려놓고 겸손함을 배웠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제 플레이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표적 장타자인 장하나(21·KT)가 9일 신중함으로 무장하고 KLPGA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에 도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12일 개막하는 제35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장하나를 만나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2년 전 신인 때 좋은 성적(6위)을 냈는데 작년엔 성적(17위)이 기대했던 것보다 안 나와 아쉬움이 컸습니다. 올해는 욕심을 부려보고 싶기도 하지만 마음을 비웠어요. 목표는 톱10 진입입니다.”

프로 3년차인 장하나는 올해 드라이버 비거리 271야드(투어 1위)에 달하는 장타를 앞세워 상금(2위·3억5792만원), 대상 포인트(2위), 평균 타수(3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올 시즌 초반에는 초강세였다. 지난해 12월 현대차차이나레이디스오픈 3위를 시작으로 올 6월 초 롯데칸타타여자오픈까지 8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올랐다. 롯데마트오픈, KG·이데일리오픈, 우리투자증권챔피언십에서는 우승 문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세 번이나 준우승에 그쳤지만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자신의 통산 2승을 올렸다.

“2위만 세 번이요? 우승 문 앞에서 모두 제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때로는 급하게 마음먹고 실수하거나 생각이 너무 많아져 무너지기도 했죠. 실수를 돌이켜보고 많이 배웠어요. 우승을 예감하고 욕심 부리면 더 안되더군요. 두산 대회에선 32강까지만 가자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했습니다. 욕심 안 부리고 힘 빼고 치니 우승이 오더라고요.”

잘나가던 장하나에게도 고비가 찾아왔다. 6월 중순 이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니 7월 금호타이어오픈에서 46위, 8월 넵스마스터피스에서는 커트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장하나는 “커트 탈락이 약이 됐다”며 “거만했기 때문에 커트 탈락한 것 같아 이제 실수 하나도 분석하며 겸손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주에는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한화금융클래식을 앞두고 열린 자선대회에서 동반자가 친 공에 왼쪽 손목을 맞았다. 부상 때문에 이 대회에서 9오버파 297타로 공동 25위에 그쳤다. 장하나는 “아픈 손목을 너무 의식하다보니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며 “손목도 안 좋은데 긴 러프에서 스윙을 하다보니 팔꿈치까지 통증이 확대됐다”고 했다.

장하나는 부상 투혼으로 메트라이프·한경 KLPGA챔피언십 대회에 임한다. 그는 “손목은 아직 불편하지만 차근차근 플레이할 계획”이라며 “경기운영에 집중해서 게임을 풀어갈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회가 열리는 아일랜드CC에 대해선 “전장이 길어서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바람이 많이 불고 러프도 길기 때문에 정확한 샷으로 승부해야 한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승부의 관건”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장하나 "2등만 세번?…실수하며 많이 배웠어요"
장하나 "2등만 세번?…실수하며 많이 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