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큰 아이폰·싼 아이폰 내놓는 애플…문제는 '혁신없는 모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0년 초반 시장 선도하던 애플…삼성의 전략 따라하며 "팔로어로 전락한다" 비난받아
안드로이드폰 장점 도입하는 건 새로운 생존 전략 될 수 있지만
이전 같은 혁신 없는 건 아쉬워
안드로이드폰 장점 도입하는 건 새로운 생존 전략 될 수 있지만
이전 같은 혁신 없는 건 아쉬워
애플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하는 아이폰 신제품이 깜짝 놀랄 정도로 혁신적이지 않으면 비판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특히 소문대로 ‘싼 아이폰’(소문으론 아이폰5C)을 내놓으면 ‘애플이 팔로어(follower)로 전락했다’는 혹평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애플 기자회견을 앞두고 내년에는 화면이 최대 6인치나 되는 ‘큰 아이폰’도 내놓을 것이란 소문까지 돌고 있다.
싼 폰도 내고 큰 폰도 내는 것은 삼성 전략이다. 삼성은 2010년 6월 갤럭시S를 내놓은 이래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번갈아 내놓았다. 또 다양한 크기와 가격의 ‘변종 갤럭시폰’을 출시해 매년 한 모델만 내놓은 애플을 곤경에 빠뜨렸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땐 ‘갤럭시노트’로 맞서고 아이폰 신제품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엔 ‘갤럭시S’ 신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장악했다.
애플이 ‘싼 아이폰’도 내고 ‘큰 아이폰’도 낸다면 “삼성을 따라한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삼성을 ‘짝퉁(clone)’을 만드는 기업으로 매도하며 특허 공세를 벌였던 애플이 삼성처럼 큰 폰도 내고 싼 폰도 낸다면 애플스럽지 않다. 기능 측면에서는 애플이 안드로이드폰의 장점을 따라한 지가 꽤 됐다.
애플이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이후 아이팟(2001년),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 등을 잇달아 내놓아 관련 분야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랬던 애플이 어느 순간부터 삼성을 따라 하고 있으니 ‘팔로어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음으로써 팔로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잡스는 생전에 삼성이 7인치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 “DOA”라고 혹평했다. 나오자마자 사망한다(Death On Arrival)는 뜻이다. 물론 잡스 특유의 과장일 수 있다. 잡스는 속셈을 숨기기 위해 엉뚱한 말을 해놓고 뒤집곤 했다. 그러나 고인이 된 잡스가 해명할 도리가 없으니 애플이 창업자의 말을 뒤집은 셈이 됐다.
팔로어가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애플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그 많은 기업을 혼자 당해낼 재간은 없다. 필요하면 상대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했다”는 말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때로는 팔로어가 돼야 한다. 팀 쿡 애플 CEO(사진)가 약속한 “최고 제품”을 계속 내놓기만 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혁신 없이 따라 하기에만 급급하다면 문제가 있다. CNN은 지난달 ‘애플은 리더(leader)에서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는 글을 웹사이트에 실었다. 앤드루 메이어 영국 디자인 컨설턴트가 쓴 글인데, 애플이 창의성을 잃어 실망스럽다는 내용이다. 메이어는 애플이 점점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 애플한테 필요한 건 ‘큰 아이폰’ ‘큰 아이패드’가 아니라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에서는 ‘애플은 죽어가고 있는가?’란 질문이 화제가 됐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부인했다. 답변 중엔 이런 것도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아마존의 이익을 더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회사가 망하려면 현금이 떨어져야 하는데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살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매년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던 건 아니다’.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 2010년 4월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으니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싼 아이폰’과 ‘큰 아이폰’을 내놓고 나면 ‘팔로어’가 맞다. 물론 소비자가 원한다면 ‘싼 아이폰’도 내놓고 ‘큰 아이폰’도 내놓는 게 맞다. 그러나 혁신적인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애플은 과거의 애플이 아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싼 폰도 내고 큰 폰도 내는 것은 삼성 전략이다. 삼성은 2010년 6월 갤럭시S를 내놓은 이래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번갈아 내놓았다. 또 다양한 크기와 가격의 ‘변종 갤럭시폰’을 출시해 매년 한 모델만 내놓은 애플을 곤경에 빠뜨렸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땐 ‘갤럭시노트’로 맞서고 아이폰 신제품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엔 ‘갤럭시S’ 신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장악했다.
애플이 ‘싼 아이폰’도 내고 ‘큰 아이폰’도 낸다면 “삼성을 따라한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삼성을 ‘짝퉁(clone)’을 만드는 기업으로 매도하며 특허 공세를 벌였던 애플이 삼성처럼 큰 폰도 내고 싼 폰도 낸다면 애플스럽지 않다. 기능 측면에서는 애플이 안드로이드폰의 장점을 따라한 지가 꽤 됐다.
애플이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이후 아이팟(2001년),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 등을 잇달아 내놓아 관련 분야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랬던 애플이 어느 순간부터 삼성을 따라 하고 있으니 ‘팔로어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음으로써 팔로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잡스는 생전에 삼성이 7인치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 “DOA”라고 혹평했다. 나오자마자 사망한다(Death On Arrival)는 뜻이다. 물론 잡스 특유의 과장일 수 있다. 잡스는 속셈을 숨기기 위해 엉뚱한 말을 해놓고 뒤집곤 했다. 그러나 고인이 된 잡스가 해명할 도리가 없으니 애플이 창업자의 말을 뒤집은 셈이 됐다.
팔로어가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애플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그 많은 기업을 혼자 당해낼 재간은 없다. 필요하면 상대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했다”는 말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때로는 팔로어가 돼야 한다. 팀 쿡 애플 CEO(사진)가 약속한 “최고 제품”을 계속 내놓기만 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혁신 없이 따라 하기에만 급급하다면 문제가 있다. CNN은 지난달 ‘애플은 리더(leader)에서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는 글을 웹사이트에 실었다. 앤드루 메이어 영국 디자인 컨설턴트가 쓴 글인데, 애플이 창의성을 잃어 실망스럽다는 내용이다. 메이어는 애플이 점점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 애플한테 필요한 건 ‘큰 아이폰’ ‘큰 아이패드’가 아니라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에서는 ‘애플은 죽어가고 있는가?’란 질문이 화제가 됐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부인했다. 답변 중엔 이런 것도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아마존의 이익을 더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회사가 망하려면 현금이 떨어져야 하는데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살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매년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던 건 아니다’.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 2010년 4월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으니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싼 아이폰’과 ‘큰 아이폰’을 내놓고 나면 ‘팔로어’가 맞다. 물론 소비자가 원한다면 ‘싼 아이폰’도 내놓고 ‘큰 아이폰’도 내놓는 게 맞다. 그러나 혁신적인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애플은 과거의 애플이 아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