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현대하이스코 주가가 개장 초 크게 출렁이는 흐름을 나타냈다. 외국계 증권사 크리디리요네(CLSA)증권을 통한 대량 주문으로 두 종목의 주가가 장 초반 급변동한 것. 증권업계에서는 CLSA증권의 주문실수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일 전날 대비 0.96% 올라 장을 시작한 KB금융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하한가(-14.91%)로 곤두박질쳤다. 오전 9시9분 갑자기 CLSA 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추락한 것.

반면 같은 시간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상한가(14.99%)를 기록했다. 1.79% 오름세로 장을 시작한 후 급작스레 크게 뛴 것.

그러나 두 종목 주가는 이내 충격에서 벗어났다. 오전 10시50분 현재 KB금융은 전날보다 200원(0.55%)오른 3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1200원(2.68%) 상승한 4만5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CLSA증권의 주문 실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파는 '롱숏' 전략을 바탕으로 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실수가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CLSA증권의 실수일 경우 해당 증권사의 손실로 처리된다.

업계에서는 당시 CLSA증권 창구를 통해 KB금융 14만5000주, 현대하이스코 5만9000주 가량의 매매가 체결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금융업종 담당 연구원은 "CLSA증권 창구를 통해 출회된 물량을 받아간 매수 주체가 여럿이란 점, 이내 가격이 회복됐다는 점 등에 비춰 주문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KB금융과 현대하이스코 두 종목에 대해 동시에 주문이 이뤄졌다는 점 등에 비춰 (CLSA증권이) 롱숏 전략을 바탕으로 매매를 시도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주가에 충격을 줄 정도의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된 점 등에 비춰 수량 등에서 주문실수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KB금융 하한가 등에 비춰 해당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된 주가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주문실수 여부 등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CLSA증권의) KB금융, 현대하이스코 매매와 관련해 직접주문전용선을 통해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왔다고 파악된다"며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CLSA증권과 접촉해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