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아 "아버지는 자상하고 민주적이신 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태준 전 총리 둘째 딸 유아 씨
12일부터 옵시스 아트서 개인전
12일부터 옵시스 아트서 개인전
“부부란 남자와 여자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이루는 관계의 총체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추상적인 관계입니다. 그래서 부부의 얼굴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10일 낮 서울 소격동 옵시스 아트 갤러리에서 만난 화가 박유아 씨의 초상화에 대한 견해는 독특했다.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둘째 딸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는 12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소격동 옵시스 아트 갤러리에서 ‘오르골이 있는 풍경’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장지 위에 분채(전통 가루 안료)로 그린 그의 초상화는 부모, 형제자매, 전 남편, 친구 등과 커플을 이뤘던 과거 사진 중 결정적인 순간을 골라 재구성한 것들이다.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했던 과거의 순간들을 회상하고 객관화하면서 고통스럽게 그려나갔다. 눈에 띄는 점은 얼굴을 그린 후 그 위에 하얀 물감으로 덧칠해버렸다는 것. 작가는 “얼굴과 표정은 사람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이것을 지워버리면 각자의 개성 대신 커플을 둘러싼 관계와 상황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런 얼굴 없는 초상 속에는 아버지라는 존재로 인해 사생활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상하고 민주적인 분이셨지만 가족은 늘 아버지의 활동을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었어요. 나 자신을 내세우는 것보다 아버지의 딸이라는 역할이 더 중요했죠.”
이번에 출품된 23점의 작품은 대부분 소형 노트북 크기다. “뉴욕에 살면서부터 모든 관계에서 해방돼 자유를 만끽하게 됐죠. 저녁이면 잠자리에 기대 노트북으로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그 편안한 사이즈가 그대로 제 그림의 크기가 됐어요.”
관객은 갑갑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작가에게 그것은 정치인 박태준의 딸이 아닌 ‘작가 박유아’를 선언하는 무언의 외침처럼 들린다. (02)735-1139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10일 낮 서울 소격동 옵시스 아트 갤러리에서 만난 화가 박유아 씨의 초상화에 대한 견해는 독특했다.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둘째 딸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는 12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소격동 옵시스 아트 갤러리에서 ‘오르골이 있는 풍경’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장지 위에 분채(전통 가루 안료)로 그린 그의 초상화는 부모, 형제자매, 전 남편, 친구 등과 커플을 이뤘던 과거 사진 중 결정적인 순간을 골라 재구성한 것들이다.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했던 과거의 순간들을 회상하고 객관화하면서 고통스럽게 그려나갔다. 눈에 띄는 점은 얼굴을 그린 후 그 위에 하얀 물감으로 덧칠해버렸다는 것. 작가는 “얼굴과 표정은 사람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이것을 지워버리면 각자의 개성 대신 커플을 둘러싼 관계와 상황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런 얼굴 없는 초상 속에는 아버지라는 존재로 인해 사생활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상하고 민주적인 분이셨지만 가족은 늘 아버지의 활동을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었어요. 나 자신을 내세우는 것보다 아버지의 딸이라는 역할이 더 중요했죠.”
이번에 출품된 23점의 작품은 대부분 소형 노트북 크기다. “뉴욕에 살면서부터 모든 관계에서 해방돼 자유를 만끽하게 됐죠. 저녁이면 잠자리에 기대 노트북으로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그 편안한 사이즈가 그대로 제 그림의 크기가 됐어요.”
관객은 갑갑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작가에게 그것은 정치인 박태준의 딸이 아닌 ‘작가 박유아’를 선언하는 무언의 외침처럼 들린다. (02)735-1139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