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新 유통망' 고속도로 휴게소
먹거리를 사러 들르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웃도어, 골프, 스포츠 등 의류를 구입하는 새로운 패션 유통망으로 뜨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칠곡휴게소와 덕평·안성 휴게소가 처음 아울렛형 휴게소로 바뀐 데 이어 올해 들어 기흥휴게소와 마장휴게소도 차례로 변신을 시도했다. 오는 10월엔 포천휴게소가 포천패션아울렛으로 대대적인 새단장에 들어가는 등 휴게소 아울렛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 5일제로 나들이객 급증 영향

의정부에서 포천 방면으로 가는 국도변에 있는 포천휴게소는 내달 포천패션아울렛으로 전면 개편한다. 이곳을 운영 중인 삼성스텐레이져는 내달 이곳에 아웃도어, 골프, 스포츠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7개동 30개관에 들여놓을 계획이다. 기업종합관, 아웃도어관, 스포츠관, 캐주얼관, 골프관, 키즈, 슈즈 등 모든 패션 분야를 갖춰 놓고 대규모 식품관도 운영하기로 했다.

아웃도어를 비롯한 의류 매장이 들어선 휴게소는 매년 급증, 2011년 25개에서 지난해 65개로 늘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상반기 기흥휴게소 1만5250㎡ 부지에 105억원을 들여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체험형 아웃도어 매장을 냈다. 또 청소년 인공암벽장과 캠핑체험장, 문화체험공간 등을 조성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안에 시흥 등 4개 휴게소에 아울렛형 매장을 갖춰 놓을 계획이다.

블랙야크·휠라 등 월평균 2억원 매출

주 5일제가 자리잡으면서 휴게소에 주말 유동인구가 많아진 게 휴게소 아울렛이 많아진 요인이다. 휴게소의 의류 매장은 대부분 이월상품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상설할인매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70~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남윤주 블랙야크 홍보팀장은 “덕평 3억5000만원, 칠곡은 2억원의 월평균 매출을 올리는 등 휴게소 매장의 실적이 좋다”고 말했다. 월 2억~3억원의 매출은 도심에 있는 대리점보다 높은 수치다.

덕평휴게소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코오롱스포츠 역시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45% 늘었고 올해도 8월까지 25% 올랐다.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에 있는 덕평휴게소에는 코오롱스포츠뿐 아니라 블랙야크, 휠라, 잭니클라우스, 밀레, JDX, 엠폴햄 등 15개 브랜드가 입점, 월평균 2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철지난 이월상품 위주…성장 한계 지적도

휴게소 매장이 이월상품 위주의 아울렛 형태로만 운영되면 성장세가 곧 주춤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지금은 휴게소에 들른 김에 싸게 아웃도어 상품을 사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며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곧 시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