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늪에 갇혔던 음식료주들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주가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과 대외여건 개선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12일 분석했다.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 음식료업지수는 전날보다 20.36포인트(0.56%) 오른 3664.2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 연중 최저점 3457.82을 찍은 이후 5.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7.1%보다 낮지만 그간 침체 흐름에선 눈에 띄는 상승세다. 음식료주는 지난 4월말 고점에서 내리막길을 걸어 20% 이상 빠진 상태다.

낙폭이 컸던 중대형주들이 크게 뛰었다. 롯데제과 7.0%, 롯데칠성 6.8%, CJ제일제당 10.8%, 농심6.9%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주가 조정이 길고 지루하게 이어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유가공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인상 이슈가 확대된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쪽에선 대외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식음료업체의 실적을 좌우하는 옥수수 등 수입 곡물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량 증가과 투기 수요 감소로 곡물가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음식료주에는 긍정적이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곡물 등 원재료 부담이 완화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며 "특히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한 기업들에서 원가개선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수경기가 여전히 꽁꽁 얼어부터 올 하반기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도 투자 전 체크 요인으로 꼽힌다. 음식료주는 올 상반기 조정을 겪었지만 경기방어주 매력에 지난해 이미 큰 폭으로 뛰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전반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 증가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기업들 위주로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원 역시 "소비둔화, 대형마트 휴무제 탓에 투자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