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근로자 3만여명 출근…입주사 50% 재가동
10월 31일 공단 공동투자설명회 개최키로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근로자 5만4000여명 가운데 3만2000여명이 이날 출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166일 만의 공장 재가동
개성공단으로 떠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멈춰선 공장을 다시 가동하려면 앞으로 고생을 좀 해야겠지만 반년 만에 공단으로 다시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 상품을 당장 납품해야 하는 업체들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도 반납해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박래율 평화제화 공장장(58)은 “오늘 당장 재가동에 들어가 추석 당일 하루만 쉬고 주재원 모두 교대로 근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공단에 왔다 갔다 하면서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가을에 맞춰 나가야 하는 상품은 이미 (납품이) 늦은 상황이라 마음이 바쁘다”고 전했다. 이 회사에 근무했던 북한 근로자 450여명도 이날부터 모두 출근한다.
우리은행 파주지점 도라산출장소는 개성공단에서 쓸 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달러는 개성공단에서 기름을 넣고 식료품 등을 사는 데 필요하다.
○당분간 시험가동 불가피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모두 이날부터 공장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 123개 입주기업 가운데 50~60% 정도만 재가동한다. 정밀 설비가 많은 전자·금속 관련 기업들은 기계부식 문제 때문에 공장을 바로 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지난주부터 현지근로자 150명 정도가 내부 수리 등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100% 재가동은 힘들고 평소 근로자(1100명)의 40% 수준인 400~500여명만 투입해 부분적으로 공장을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가동이 5개월여간 중단되면서 많은 바이어와 발주처가 끊긴 것도 공장 가동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유창근 SJ테크 사장은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으로 공장이 가동되는지를 시험해볼 생각”이라며 “올해 발주는 지난달 초 거의 다 끝났기 때문에 당장 공장을 돌리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옥성석 나인모드 사장도 “상당수 업체가 주문이 없으니 완전가동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북한 근로자들을) 출근시키자니 인건비가 발생하고, 안 시키자니 기계 점검인력이 부족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내달 31일 공동 투자설명회
남북은 이날 개성공단에서 ‘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를 하고 다음달 31일 개성공단에서 공동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오는 24일엔 개성공단 공동위 사무처를 열기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다음주엔 3통(통행·통신·통관) 및 출입체류 분과위도 열 계획이다.
하지만 ‘법률조력권’ 문제에 대한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 남북은 북측 지역에서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입회조사, 조사과정에서 기본권 보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은 기본적으로 접견권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변호인 선정 기 준과 법적 정의에 대해서도 논의하다보니 합의를 내놓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