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금괴 밀수가 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조직과 국내운반책 등이 조직적으로 대규모 금괴를 밀수하면서 올 들어 8월까지 세관 당국이 적발한 금괴 밀수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8% 증가한 68억원, 중량은 977% 늘어난 127㎏에 달했다.

관세청은 시가 17억원 상당의 금괴를 숨겨 밀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대만인 우모씨 등 8명과 금괴를 인수한 국내 총책 유모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 대만인 운반책은 지난 8일 225g짜리 금괴 37개와 1㎏짜리 금괴 18개 등 총 31㎏(17억원 상당)의 금괴를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국내 총책 유씨가 금괴 운반 대가로 이들 대만인에게 지급한 5억7400만원의 밀수자금과 금괴 성형에 사용한 산소용접기 및 금괴 모형틀 31점도 압수했다.

조사 결과 대만인 운반책들은 운반하기 쉽게 금괴를 잘라 항문이나 특수제작한 팬티에 숨겨 세관의 단속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4명 단위로 입국,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 집결해 유씨에게 금괴를 전달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금괴를 전달하고 1인당 60만~7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