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명 중 7명 "집값 바닥 다 왔다"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최근 집값 동향에 대해 “침체 탈출 직전의 바닥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12~16일 건설사 영업담당 임원, 부동산학과 교수 및 연구원, 공인중개사 등 업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에서 ‘집값이 바닥(바닥권에 근접한 혼조세 포함)’이라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6%)’거나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26%)’는 신중론은 32%에 그쳤다.

‘4·1 부동산 대책’ 이후인 지난 6월 본지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보다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응답자가 3배나 늘었다. 당시에는 ‘집값, 하향 조정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이 64.5%로 ‘상승 반전할 것’(18.8%)이라는 대답보다 크게 높았다.

‘바닥 근접’으로 보는 이유는 ‘정부 대책에 따른 거래 회복(42%)’이 가장 많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14%)’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인식을 뒷받침하는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은 실제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저금리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지원을 골자로 한 ‘8·28 대책’ 발표 전후로 서울·수도권 집값은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달 들어 중소형 주택 거래가 늘고,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인기 지역 청약 열기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또 설문 응답 전문가의 절반에 가까운 46%는 “올해 말쯤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국회의 관련법 처리가 부동산시장 회복의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적용 등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의 분양시장 호조와 중소형 아파트 거래 증가 등은 그동안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풀리는 조짐으로 볼 수 있다”며 “규제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가 변수이긴 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 같은 회복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