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후보 사퇴로 옐런 급부상…기타 후보군도 눈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후보 지명을 자진 포기하면서 남은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서머스와 2자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재닛 옐런(67) 연준 부의장이 단독 선두주자로 나선 모양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 출신인 그는 지난 2010년 이후 연준 부의장을 맡아 벤 버냉키 현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를 시행하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현 연준 이사진 중 고용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면서 물가 상승에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비둘기파' 성향이 강한 인사로 잘 알려졌다.

부의장직 이외에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연준 이사를 역임하는 등 20년가량의 오랜 연준 경험이 강점이다.

WSJ은 옐런 부의장이 연준의 정책 결정자 중 가장 정확히 경제 동향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자체 분석을 토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옐런 부의장이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최종 결정되면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의회 민주당 내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으나, 연준 의장 지명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행정부 내부 관계자들은 옐런 부의장에게 우호적인 일반의 로비가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WSJ에 귀띔하기도 했다.

또다른 유력 후보로는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도널드 콘(71) 전 연준 부의장이 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민주당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그를 서머스, 옐런과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고려하는 인사로 거명한 적이 있다.

콘 전 부의장은 40년간 연준에서 일하고 지난 2010년 부의장직을 끝으로 퇴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최측근 경제자문 역할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오바마 행정부 1기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맡았던 티머시 가이트너(52) 전 장관도 입길에 오른다.

본인은 원치 않는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으나, 가능성이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는 금융위기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직을 맡아 위기 대응의 최일선에 나섰으나 월가에 관대한 정책을 폈다는 비판도 받았다.

'다크호스'로는 버냉키 의장의 대학 스승인 스탠리 피셔(70)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거론된다.

그는 올해 초 임기를 2년 남기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혀 그 배경을 두고 세계 경제계의 분분한 관측을 불러온 바 있다.

후보로 유력하게 떠오르면 유대계의 지지가 쏠릴 가능성이 있다.

흑인인 로저 퍼거슨(62) 교원공제회의 회장도 다크호스 후보군에 포함된다.

퍼거슨 회장은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낸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