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여성 ‘이슬람 베일’ 착용, 영국 사회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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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여성의 ‘이슬람 베일’ 착용을 둘러싼 영국 사회의 논란이 법정으로까지 번졌다고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보도했다.
런던 형사법원은 이날 이슬람 베일을 법정에서 착용하게 해달라는 무슬림 여성 피고인의 요청에 대해 재판관 앞에서 증언할 때는 베일을 벗어야 한다고 명령했다.
‘D’라는 이름을 쓴 이 여인(22)은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형사 기소된 재판에서 이슬람 베일인 니카브를 벗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관은 “증언자와의 대면은 법정 진술을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절차”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여성이 증언 외의 나머지 법정 절차에는 이슬람 베일을 착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명령에 따라 2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 여성은 베일 착용을 계속 고집하면 법정모독 혐의로 처벌받을 처지가 됐다. 재판관은 결정문에서 “니카브는 영국 법정에서 까다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며 “의회나 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다른 법정에서 엇갈리는 판결이 나온다면 사법제도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정 내 베일 착용 금지가 여성의 인권침해라고 주장한 이 여성은 앞서 여경의 입회 아래 신분을 확인한 뒤 니카브를 착용한 채 이날 법원 심리에 출석했다. 이 여성은 변호인을 통해 법원의 명령에 맞서 항소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