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 회장, 지원 거부…동양, 벼랑 끝 몰렸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형제기업인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유동성 위기 탈출을 위한 ‘마지막 카드’였던 오리온 대주주의 지원이 무산되자 동양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 계획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그룹은 23일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담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오랜 시간 고심했지만 오리온의 경영권 안정과 배임 여부 등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로 지원 불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둘째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남편이다.

오리온의 지원 불가 방침이 전해지자 현재현 동양 회장은 “동양매직 등 계열사 매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동양증권 동양생명 동양자산운용 등 동양그룹 금융 계열사에 검사 인력을 파견, 기업어음(CP) 판매 실태 및 펀드 환매 사태에 대비한 유동성 현황 등 특별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1151억원 규모의 동양 계열사 CP 만기가 몰려 있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0일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000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 등 동양 채권단은 추가 지원에 난색을 드러냈다.

박준동/서욱진/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