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퍼의 베개와 매트리스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매년 4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템퍼코리아 제공
템퍼의 베개와 매트리스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매년 4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템퍼코리아 제공
매트리스, 베개 전문 브랜드 템퍼는 제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퀸 사이즈 기준으로 가장 싼 매트리스가 200만원대다. 비싼 것은 500만원까지 한다. 일반 스프링 매트리스 제품의 두 배 수준이다. 베개도 20만원 안팎이다.

그럼에도 국내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시장 진출 2년 만에 매트리스 점유율 7%를 달성,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40%에 육박했다. 신체 윤곽에 따라 지지해주는 메모리폼 형태의 템퍼 메트리스가 숙면을 취하는 데 최적화된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NASA에서 개발된 소재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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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소에서 탄생했다. 우주선 이착륙 시 발생하는 가속력과 높은 압력이 비행사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자 NASA의 에임즈(AMES) 연구소는 1970년대 이를 경감시킬 수 있는 물질 개발에 나선다. 이에 따라 비행사들의 척추와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점탄성의 압력 흡수 소재가 만들어졌다.

이 제품은 대량 생산이 까다롭고 고가여서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용도로만 쓰였다. 초기에는 욕창 방지를 위한 의료용 쿠션 및 매트리스 정도로만 활용됐다.

제품의 대량 생산이 시작된 것은 1991년부터다. NASA 기술력을 바탕으로 템퍼의 덴마크 공장에서 3만회가 넘는 실험과 연구가 결실을 본 덕분이다. 시판 후 시장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2005년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빠르게 성장하는 100대 기업’으로 템퍼를 꼽았다.

NASA는 우주과학기술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는 점을 높이 사 1998년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템퍼는 미국 우주재단의 허가를 받아 모든 제품에 기술인증 마크를 부착하는 유일한 침구 브랜드가 됐다.

템퍼는 현재 연간 30만개 이상의 매트리스와 100만개가 넘는 베개를 생산한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비가 비싸도 미국과 덴마크 등의 자사 공장에서 숙련된 장인들에게 생산을 맡기고 있다. 템퍼 제품은 세계 9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작년 매출은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매트리스·베개 브랜드 중 가장 큰 매출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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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압력 몸 전체로 분산

템퍼의 메모리폼은 일반 폴리우레탄 소재와 다르다. 폴리우레탄은 하중이 가해지면 불규칙적인 형상으로 압축된다. 반면 템퍼는 특수 개방세포(open cell) 구조여서 사용자의 체온과 무게에 반응, 몸 전체의 굴곡을 정확하게 형상화한다. 인체 무게로 인한 압력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몸 전체로 분산돼 수면 중 뒤척임을 줄여주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척추는 ‘이중 S’ 곡선 형태인데,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압박을 받을 때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낀다. 템퍼의 소재는 하중이 제거되면서 원형 그대로를 회복해주는 특징이 있다. 또 탄성이 거의 없는 점탄성이어서 일반 매트리스와 달리 압력을 몸에 되돌려주지도 않는다. 이러한 분산효과는 척추 및 관절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유지시켜주고, 근육과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다.

세계 7만5000명이 넘는 의사와 척추 치료사들이 등, 관절, 목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환자들에 템퍼 제품을 권하고 있다.

템퍼는 시중에서 팔리는 일반 메모리폼과도 다르다. 원형을 회복하려는 성질은 비슷하지만 제품의 완성도, 내구성 등의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템퍼 소재는 일반 메모리폼에 비해 밀도가 훨씬 높아 지지력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높다.

여기에 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 일반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단점으로 꼽히는 청결도 면에서도 템퍼 제품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산 과정 중 포름알데히드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천식, 기관지 질환을 유발시키지 않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