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리카싱 회장이 설립…韓 졸업생 17명 中서 활약
천신레이 청쿵경영전문대학원(CKGSB) 부원장(사진)은 “한국과 중국이 함께 연구하면 아시아 경제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한국 학생들을 적극 유치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부원장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경영대에서 테뉴어를 받았고 지난 7월 CKGSB에 합류했다.
CKGSB는 아시아 최고 부자인 홍콩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2003년 베이징에 만든 경영전문대학원(MBA과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국제 랭킹에 참여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홍콩과기대나 싱가포르국립대,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등 아시아 최고 MBA과정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평가된다. 마윈 알리바바닷컴 회장, 푸청위 시노펙 회장, 제이슨 장 포커스미디어 회장 등 대표적 중국계 경영자들이 CKGSB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천 부원장은 “역사는 10년밖에 안 됐지만 재단의 탄탄한 지원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에서 활동 중인 최고 수준의 중국인 교수들을 채용할 수 있었고 이것이 우수 학생 유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유력 동문들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CKGSB의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천 부원장은 “최근 MBA 재학생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최신 경영 이론을 중국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 최고 학부인 칭화대를 마치고 서구로 유학 가는 학생이 2000년대 이전 60% 이상에서 지금은 30% 아래로 내려갔다”며 “우수 인재들이 아시아 지역에 남으면서 최신 이론을 중국 및 아시아 현실에 맞도록 재해석해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가 이 지역 MBA 스쿨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KGSB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협약을 맺고 런던에서 CKGSB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코넬대와도 공동 학위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천 부원장은 “아시아에 가지 않고도 북미나 유럽에서 중국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권에서 CKGSB의 인지도가 수년 내에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CKGSB를 졸업한 한국인은 총 17명이다. 이 중 한국에 돌아온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 현지나 다국적 기업에 취업해 중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학비는 14개월 MBA 과정이 총 37만8000위안(약 6600만원)이다. 천 부원장은 “최고 MBA에 걸맞게 학비를 가장 비싸게 책정하는 것이 학교의 정책”이라며 “한국인 전용 ‘장보고 장학금(전액 지원)’ 등 다양한 장학 혜택이 있어 실제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