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6](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B.7877823.1.jpg)
서울예술단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가장 큰 미덕이자 여타 뮤지컬과 구분되는 요소는 무용이다. 전체적으로 서구 뮤지컬의 틀과 문법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일반 뮤지컬과는 차별되는 수준 높은 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극은 명성황후의 삶을 ‘명성황후가 을미사변에서 살해되지 않았다’는 생존설에 맞춰 재조명한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과 허구를 가미한 ‘팩션’물이다. 춤은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다. 갑신정변과 동학농민운동 을미사변 등 역사적 사건을 군무로 역동적으로 형상화하고, 명성황후의 정신적 갈등과 고뇌를 절절하게 표현한다.
![명성황후10](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B.7877822.1.jpg)
![명성황후와 민영익](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A.7877550.1.jpg)
하지만 이 공연은 종합무대예술로 평가하기에는 중대한 결격 사유를 안고 있다. 공연은 행위예술이다. 이 공연에는 음악의 본질인 연주 행위가 빠져 있다. 대부분의 반주뿐 아니라 자주 나오는 합창곡(코러스) 모두가 ‘녹음된 음악’(MR)의 재생이다. 주요 배역의 가창과 일부 가창에 흐르는 피아노 반주, 굿판 장면의 타악 연주만이 ‘실연(實演)’이다. 공연에서 실연과 MR의 ‘불균질’은 청각적인 불편함을 유발한다. 때때로 너무 크게 재생되는 합창곡과 오케스트라 반주는 듣기 괴로울 뿐 아니라 무대 퍼포먼스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이 공연장에서 지난 7월 공연된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반복한다.
![잃어버린 얼굴1](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B.7877824.1.jpg)
![잃어버린 얼굴2](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B.7877825.1.jpg)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