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주요 당사자이자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26일 오후 국내로 송환됐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대만 타오위엔국제공항에 수사관들을 급파, 대만 정부가 추방한 김 전 고문을 체포했다. 김 전 고문은 이날 오후 8시33분께 아시아나항공 714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 측에서는 김 전 고문이 횡령 사건을 주도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인 채 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SK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곧바로 김 전 고문의 신병을 넘겨받아 밤 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27일 오후 2시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선고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김 전 고문이 송환됨에 따라 선고 연기 등 향후 재판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그룹과 변호인 측은 그동안 재판부에 “김 전 고문이 핵심 증인인 만큼 반드시 국내 송환 절차를 밟아 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인천=김인완/정소람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