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무기의 국제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유엔의 무기거래조약(ATT)에 25일(현지시간) 미국이 공식 서명했다.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이 조약에 서명했다.

유엔은 지난 4월 총회를 열어 연간 8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재래식 무기 거래를 규제하는 내용의 조약을 표결로 통과시킨 뒤 지난 6월 결의를 통해 조약을 채택했다.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은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으나 6월 서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조약은 재래식 무기의 무분별한 이동을 제한하기 위한 첫 다자조약이다. 특히 1996년의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이후 가장 중요한 무기 관련 조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약에는 권총, 소총, 미사일 발사기부터 탱크, 전함, 공격용 헬리콥터까지 재래식 무기의 불법 수출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수출 규제 대상은 테러조직, 무장 반군단체, 조직범죄 단체 등이다. 민간인이나 학교, 병원 등에 대한 공격에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수출도 금지했다.

조약에 가입하는 각국 정부는 무기 수출 내용을 유엔에 보고해야 한다.

북한과 이란, 시리아는 이 조약이 자국 영토를 보존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획득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했다. 무기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23개국은 기권했다.

한국은 지난해 7월 무기거래조약 성안회의에서 일본 등과 함께 아시아 지역 부의장국 자격으로 조약 채택을 주도했으며, 이번 조약 최종안의 공동 제안국으로 활동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