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의 '팔자'가 맞붙으면서 최근 9거래일째 일진일퇴하는 형국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태에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최근 2년간 1750~206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특히 지난 8월 22일부터 상승 추세가 이어졌지만 이달 중순께 부터는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매공방을 벌이면서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 전날까지 외국인은 22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지속한 반면, 기관은 13거래일째 매도 공세를 펼쳤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제지표에 따라 박스권 상향 돌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연장 여부는 대내외 경제지표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며 "월말월초에 발표되는 글로벌 경제지표에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실제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 전략과 함께 성장에 대한 투자 민감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며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국들의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뉴스가 코스피지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향방을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프리어닝시즌에 진입한 가운데 3분기 실적이 좋아야 상승 모멘텀이 보강된다"며 "펀더멘털 개선 신뢰도를 높여야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점 국면에서 매수하고 박스권 상단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분기 호실적 전망 종목과 중국 경기회복을 고려해 소재, 산업재 업종을 매수하는 전략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