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27일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 사건 핵심 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소환해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김씨는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에서 전격 송환돼 밤늦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넘겨졌다.

검찰은 전날 김씨를 상대로 인정신문을 마친 뒤 자정을 넘겨 인근 서초경찰서에 입감했다. 인정신문이란 본 조사에 앞서 이름, 나이, 직업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절차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와 함께 횡령죄의 공범으로 지목됐으나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1년 초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된 상태였다.

김씨는 SK 계열사 자금으로 조성한 펀드에서 수천억원을 송금받아 선물투자에 관여한 당사자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펀드 조성이나 선물투자를 누가 지시했느냐이다.

최 회장 형제는 재판 과정에서 2004년부터 범행 직전인 2008년 9월까지 김씨의 집요한 투자 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도 김씨가 최 회장 등의 의사 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면서 '사건의 중심인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펀드 조성이나 선물 투자의 실질적 주도자가 누구인지, 의사 결정 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씨의 체포 시한인 28일 오후 5시30분 이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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