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동차 업체들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영국 최고급 스포츠 세단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100주년을 맞았고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의 대표 모델 911 출시 5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국민 브랜드인 피아트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인 ‘판다’도 출시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세단 브랜드 마세라티는 내년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죠. 이들 업체가 지난 10~22일 독일에서 열린 ‘2013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습니다.

브랜드별로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모델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어떤 멋진 차들을 내놓았는지 함께 구경해보시죠.

2013년을 기념해줘…우린 '특별한 놈' 이니까

애스턴마틴 ‘CC100’

애스턴마틴은 역사가 100년이나 되지만 우리에겐 아직 생소합니다. 정식 수입 판매가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007 제임스 본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본드카’로 친숙합니다. 애스턴마틴 창립 100주년 기념 모델 ‘CC100’은 자사의 역사적 모델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1959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쥔 레이싱카 ‘DBR1’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죠. 차체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탄소섬유 소재로 이뤄져 공차중량이 1200㎏ 미만입니다. 6.0L 12기통 엔진을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초, 최고 속도는 시속 290㎞입니다. 이 차는 단 한 대만 제작됐으며 154만달러(약 16억6000만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2013년을 기념해줘…우린 '특별한 놈' 이니까

최고급 정장을 입은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습니다. 이를 기념해 모터쇼에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손잡고 제작한 ‘올 뉴 콰트로포르테 에르메네질도 제냐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놨습니다. 언뜻 보기엔 기존 4인승 스포츠 세단 콰트로포르테와 비슷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마세라티 측은 “외관에 특수효과 페인트인 초미세 알루미늄 착색제를 사용해 금속의 우아하고 순수함이 느껴지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에 사용된 직물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트리베로에서 생산되는 ‘라니피시오 제냐’의 최고급 원단이라고 하네요. 이 차량은 100주년을 맞아 100대만 한정 생산하며 판매는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50번째 생일 맞은 포르쉐 ‘911’

포르쉐에 이번 모터쇼는 남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자사 대표 모델이자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911’이 50년 전인 1963년 이곳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이 모터쇼가 데뷔 무데이자 고향인 셈이죠. 당시 ‘901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된 후 다음해 911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를 기념해 포르쉐는 ‘911 50주년’ 한정판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911 카레라 S’를 기본으로 제작됐으며 가장 큰 특징은 올해를 기념하는 숫자 ‘50’을 차량 외관에 부착했다는 것입니다. 20인치 무광 블랙 휠도 눈에 띄네요. 911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연도를 기념해 1963대만 한정 생산됩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한국에도 연말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피아트 국민차 ‘판다’도 30살

2013년을 기념해줘…우린 '특별한 놈' 이니까
피아트는 이탈리아 국민 브랜드입니다. 이탈리아 국민차는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소형차 ‘친퀘첸토(500)’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친퀘첸토보다 한 체급 큰 소형차 ‘판다’ 역시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차 중 하나입니다. 피아트는 판다 출시 30주년을 맞아 외관을 깜찍하게 꾸민 기념 모델 ‘판다 4x4 안타르티카’를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흰색 차체에 블랙 루프를 적용한 투톤 컬러가 인상적이죠? 보기엔 귀여워도 안정성은 물론 오프로드 주행까지 가능한 4륜구동 차량이랍니다.

프랑크푸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