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미생물학의 아버지' 파스퇴르
“내 성공 비결은 끈기 외에는 아무것도 없소. 그리고 영감은 그것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온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법이오.” 광견병과 탄저병 백신을 발명하고, 저온살균법을 개발해 프랑스 와인산업을 일으킨 ‘미생물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의 삶은 ‘끈기’ 그 자체였다. 결혼식 당일에도,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된 상태에서도 그는 실험실로 향했다.

파스퇴르는 1822년 프랑스 동부 데파르트망에서 가죽 가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부모의 뜻에 따라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해 화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1848년 타타르산 화합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1854년 릴대 교수가 됐다. 어느 날 그에게 들어온 산학협력 프로젝트. 와인의 산화·부패 방지 연구를 맡아 산패의 원인이 ‘효모’임을 입증하고 해결책을 내놨다. 그 유명한 파스퇴라이제이션(저온살균법)이다. 1865년에는 농림부의 요청으로 누에병 원인균을 찾아내 제거함으로써 프랑스 실크산업 혁신의 토대를 제공했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어떤 부패도 일어나지 않는다.” 발효 연구에 평생을 바친 그는 기존의 ‘생명체 자연발생설’도 뒤집었다. 1885년에는 광견병 백신을 사람에게 처음으로 투여, 인류의 오랜 숙적을 물리쳤다. 의사는 아니었지만 수만명의 생명을 살렸다.

1868년 연구 중에 뇌출혈로 쓰러진 파스퇴르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연구소를 헌정했다. 1886년 초대 파스퇴르연구소장에 올라 1895년 눈을 감을 때까지 후학들을 양성했다. 그의 장례는 118년 전 오늘, 프랑스 국장(國葬)으로 치러졌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