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서울시, 올 예산 3000억 '싹둑'
올해 지방세 수입이 급감하면서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가 이미 집행 중인 올해 예산에서 3000억원의 사업비를 긴급 삭감하는 감액 추경안을 27일 편성했다. 내년부터 기초연금이 확대 지급됨에 따라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여건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 영유아 보육료 부족분 20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3155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안을 편성, 이날 시의회에 제출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감액 추경이다.

서울시는 경기 침체와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 조치에 따라 올해 지방세수 결손액이 796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광물자원공사 이적지 매입비(385억원)와 서울형 기초보장제 사업비(108억원) 등 우선 순위가 뒤처지는 41개 사업을 대상으로 863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우이~신설경전철(378억원)과 서남권 돔야구장 건설(322억원) 등 16개 사업비 1157억원은 내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말 3875억원의 감액 추경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경기도는 올해 세수 결손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5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의 감액 추경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수도권 광역 지자체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취득세 세수가 줄어든 데다 기업과 고소득자가 몰려 있는 지역 특성상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입 감소 규모가 커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다른 다른 광역지자체들은 당장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어서 감액 추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와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세수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부분 지자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상보육 등 각종 복지 정책으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년엔 기초연금 부담까지 짊어지게 돼 지자체 재정이 더욱 열악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기초연금 최종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자체는 1조8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지자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년에 걸쳐 지방교부금 1조5000억원을 얹어주기로 했지만, 이 돈으로 기초연금 부담을 충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주장이다.

지자체들은 이에 따라 지방소비세 전환율을 정부안 11%보다 5%포인트 높은 16%로 조정할 것과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20%포인트 상향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중앙 정부와 지자체들 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