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총수 형제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자 SK그룹은 패닉에 빠졌다.

재판부는 27일 최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동생 최 부회장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SK그룹은 그간 횡령 사건의 실체로 지목했던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지난 7월 말 대만에서 전격 체포된 것에 이어 26일 국내 송환됨에 따라 추가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무산되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SK는 항소심 선고공판 당일인 이날 오전 법원에 변론재개를 신청하는 등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K의 한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 결과에 전 구성원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특히 재판부도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했던 김원홍씨가 송환됐지만 법정에서 증언 한번 하지 않은 채 재판을 마무리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SK는 총수의 경영 공백 장기화로 기존 사업뿐 아니라 회장·부회장이 직접 추진했던 신규·해외 사업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SK는 지난 1월 최 회장이 법정구속된 이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구심점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최 회장 형제는 향후 대법원에 상고심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수감생활이 현재까지 만 8개월을 채워 국내 대기업 회장 가운데 수감기간 최장 기록을 세워 구속집행정지 신청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에서 베넥스에 선지급한 자금 중 465억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씨에게 송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지난 1월 말 법정구속됐다.

그는 앞서 2003년에도 분식회계 문제로 7개월간 교도소 신세를 졌다.

그러나 SK측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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