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경 "샤프트 무게 줄인게 첫승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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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타차로 김하늘 제치고 KDB대우증권클래식 우승

배희경은 29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파크GC(파72·6406야드)에서 하루종일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2위 김하늘(25·KT)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전날(28일)이 생일이었던 배희경은 생일 선물로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았다.
배희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같은 대회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했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날 선두 박세리(36·KDB금융그룹)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뒤 4오버파 76타로 무너지며 공동 14위로 추락했으나 올해는 달랐다. 배희경은 “지난해 아쉬움이 많아 추석 연휴 기간에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드라이버 샤프트를 60g짜리에서 50g짜리로 교체해 정확도를 높이고 퍼팅도 때리는 식에서 밀어치는 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263.5야드로 KLPGA투어 장타랭킹 8위인 배희경은 깊은 러프를 피하기 위해 장타보다 정확도에 치중했다. 지난해 더블보기로 무너졌던 16번홀(파4)에서는 3번 우드 대신 유틸리티클럽으로 티샷을 했다. 배희경은 이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고 ‘2온’에 성공한 뒤 10m 긴 버디퍼팅을 떨궈 김하늘에 2타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배희경은 2010년 여고 3학년 때 아마추어로 출전한 LIG클래식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배희경은 “당시 악천후로 마지막 날이 취소돼 얼떨결에 우승해 챔피언조의 긴장감을 느껴보지 못했다”며 “프로가 된 이후 우승 부담감 때문에 자신있게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18번홀 그린 옆에서 딸의 우승 장면을 지켜보던 어머니 박효숙 씨(47)는 딸의 우승이 확정되자 “아마추어 때 우승하고 나서 퍼팅이 잘 안됐다”며 “3년간 짓눌려왔던 우승 부담을 이제야 털어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3타 뒤진 공동 3위로 시작한 김하늘은 8, 9번홀과 13,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노획하면서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으나 15번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면서 배희경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양수진은 마지막 홀 보기로 합계 7언더파 3위로 밀렸다.
‘골프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합계 2언더파 214타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공동 10위를 했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1·미래에셋)은 합계 이븐파로 15위에 머물렀다. 디펜딩 챔피언 박세리는 4오버파로 부진하며 합계 6오버파로 공동 33위, 최나연(26·SK텔레콤)은 합계 7오버파 공동 43위에 그쳤다.
평창=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