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증권기관장도 '나눠먹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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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연 증권부 기자 serew@hankyung.com
넉 달을 끌어온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사가 마무리됐다.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최경수 새 이사장 체제가 출범할 듯하다. 이번에도 ‘관치(官治)금융’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어 신임 이사장 취임 이후에도 한동안 잡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거래소 노조는 이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내세우며 지난 24일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원을 포함한 일부 직원은 오후 5시 ‘칼퇴근’이라는 형태로 신임 이사장 취임 반대 움직임에 합세하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 선출이 끝나자 증권업계 관심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정보기술(IT) 공기업인 코스콤 후속 인사로 옮겨가고 있다.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김경동 예탁원 사장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냈고, 우주하 코스콤 사장은 지난 6월 일찌감치 물러났다.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두 곳의 수장을 결정하는 일도 순탄치 않다.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또 한 차례 논란이 일게 뻔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경부 출신에 대선캠프 활동 이력으로 내정설이 난무했던 최 후보가 결국 이사장에 선출된 걸 보면, 예탁원과 코스콤 인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예탁원은 김 사장과 직전 이수화 전 사장 모두 민간 출신이었다. 하지만 거래소 자회사로 전산시스템을 관리 운영하는 코스콤은 사장뿐 아니라 임원 상당수가 관료 출신으로 ‘낙하산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스콤 출신의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잇따라 세 차례나 전산사고가 일어난 것은 IT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철새’ 같은 비전문가가 오랜 기간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라며 “급변하는 국제 금융시장에 대응하려면 IT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거래소 이사장 선출 경쟁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예탁원과 코스콤 사장 자리에 다시 도전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증권 관련 기관장 인사가 장기간 표류한 끝에 경영능력이나 전문지식보다는 ‘나눠먹기식’ 인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업계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본시장의 꽃’ 증시를 운영하는 핵심 인사들의 선임절차부터 투명하고 공정해야 투자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강지연 기자 증권부 serew@hankyung.com
이미 거래소 노조는 이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내세우며 지난 24일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원을 포함한 일부 직원은 오후 5시 ‘칼퇴근’이라는 형태로 신임 이사장 취임 반대 움직임에 합세하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 선출이 끝나자 증권업계 관심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정보기술(IT) 공기업인 코스콤 후속 인사로 옮겨가고 있다.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김경동 예탁원 사장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냈고, 우주하 코스콤 사장은 지난 6월 일찌감치 물러났다.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두 곳의 수장을 결정하는 일도 순탄치 않다.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또 한 차례 논란이 일게 뻔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경부 출신에 대선캠프 활동 이력으로 내정설이 난무했던 최 후보가 결국 이사장에 선출된 걸 보면, 예탁원과 코스콤 인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예탁원은 김 사장과 직전 이수화 전 사장 모두 민간 출신이었다. 하지만 거래소 자회사로 전산시스템을 관리 운영하는 코스콤은 사장뿐 아니라 임원 상당수가 관료 출신으로 ‘낙하산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스콤 출신의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잇따라 세 차례나 전산사고가 일어난 것은 IT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철새’ 같은 비전문가가 오랜 기간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라며 “급변하는 국제 금융시장에 대응하려면 IT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거래소 이사장 선출 경쟁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예탁원과 코스콤 사장 자리에 다시 도전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증권 관련 기관장 인사가 장기간 표류한 끝에 경영능력이나 전문지식보다는 ‘나눠먹기식’ 인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업계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본시장의 꽃’ 증시를 운영하는 핵심 인사들의 선임절차부터 투명하고 공정해야 투자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강지연 기자 증권부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