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은 중견기업인 파로마(대표 허성판)가 거래은행에 돌아온 만기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6일 부도를 냈다고 공시했다. 파로마는 1958년 부산에서 동신가구로 출발한 업력 56년의 중견 가구회사다. 경기 광주시에서 붙박이장을 전문 생산해온 중견 가구업체 파쎄도 지난 25일 부도를 냈다.
파로마는 가정용과 아파트용 가구를 주로 생산해 왔다. 1994년 탄타나가구(1979년 설립)를 인수하며 인천 남동공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사명도 파로마로 바꿨다.
업계에서는 파로마의 매출이 크지는 않지만 그동안 혼례용 가구시장과 건설업체 아파트용 가구납품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었던 점을 들어 이번 부도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파로마의 매출은 2010년 452억원, 2011년 300억원에 이어 지난해 278억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2010년 21억원, 2011년 17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 45억원어치의 유동자산 매각으로 1억6000만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로마가 2000년대 초부터 무리한 사업확장에 나선 게 큰 화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파로마는 2001년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파로마청도가구유한공사를 설립, 중국 현지에서 가구를 직접 생산했다. 2004년엔 우아미가구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사업은 인건비 상승과 파티클보드(PB)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 철수 위기에 몰렸다. 우아미는 건설업황 부진으로 인수 5년 만에 되팔았다.
파쎄는 한때 매출이 500억원에 달했으나 건설업계 위축으로 최근 매출이 200억원까지 줄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