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처럼 고기·채소 먹고, 사냥하듯 강렬한 운동…'구석기 다이어트'에 빠진 실리콘밸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곡물과 유제품 섭취를 줄이고 고기를 먹는 구석기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최첨단 산업 부문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건강을 위해 10만년 전 구석기인처럼 먹고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은 앉아서 오랫동안 일하고, 밤새 일하면서 주로 피자와 패스트푸드를 먹어 건강에 문제가 많다. 인터넷 방송 5바이5스튜디오의 창업자인 댄 벤자민은 “알레르기, 콜레스테롤, 저혈압으로 고생하면서 구석기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구석기 다이어트의 가장 큰 특징은 곡물과 유제품을 줄이는 식단이다. 대신 채소와 고기를 먹는다. 음식뿐 아니다. 조깅 등 유산소 운동 대신 사냥 등에 버금가는 강렬한 운동을 1주일에 두 번 한다. 매일 30분 이상 일광욕을 하고 밤에는 조명을 완전히 끄고 자는 등 구석기인처럼 생활한다.

현대인의 유전자가 구석기인과 같다는 것이 구석기 다이어트의 핵심 논지다. 농업이 시작된 것은 1만년에 불과하고 그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인류는 구석기인처럼 먹고 살았기 때문에 충분히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판론도 없진 않다. 미네소타대의 진화 생물학자인 마를린 죽은 “인간 유전자는 농업의 시작과 함께 진화했고 그 결과 곡식과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구석기 다이어트 지지자들의 의견처럼 나쁘지 않다”며 “어느 부분이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