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성장률 3.7%로 낮춘다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5%로 낮춘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중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7%로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 3.9% 성장률을 기준으로 내년에 사상 최대 적자예산을 편성한 정부는 또다시 저성장에 따른 세수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3일 국제 기관과 주요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IMF는 오는 8일 발표할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기존 3.9%에서 3.7%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IMF는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기존의 2.8%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도 조만간 발표할 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8% 안팎으로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성장률을 4월의 2.6%에서 2.8%로, 내년 전망치는 3.9%에서 4.0%로 각각 상향한 바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신흥국의 경기 침체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B도 2일 발표한 ‘2013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 수정본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낮췄다.

HSBC와 모건스탠리, UBS,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등 주요 글로벌 IB도 7~9월 사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2~3.5%로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의 기준으로 삼은 3.9%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근거로 내년 세수를 올해보다 9.0% 많은 218조원으로 잡아 벌써부터 세수 추계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성장 예측에 대해 근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나서 나중에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심기/김유미 기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