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산후 두번째 시도…CNN·NBC 다큐멘터리 등은 취소

미국의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민주당 소속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CNN방송과 NBC방송이 최근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반발과 압력에 밀려 클린턴 전 장관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와 미니시리즈 제작 계획을 취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민연합(Citizens United)은 차기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오는 2016년 개봉을 목표로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하는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도 비슷한 영화를 제작하려 했으나 법원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기업·단체가 선거 관련 지출을 하는 것은 '초당적 선거운동개혁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결하면서 무산됐었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공방 끝에 하급심의 판결이 뒤집어지면서 이런 제한이 없어졌다.

이 때문에 이후 선거부터는 이른바 '슈퍼팩'(Super PACs)이라는 외곽조직을 통한 선거운동이 가능하게 됐다.

시민연합의 데이비드 보시 대표는 이 영화를 일반 상영관은 물론 TV와 DVD 등을 통해 널리 선보일 것이라면서 정치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시 대표는 "내가 대법원까지 갔던 것도 이 영화 때문"이라면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이제는 하고 싶은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CNN과 NBC가 클린전 전 장관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제작 계획 등을 전격 취소한 것에 대해 자신이 제작할 영화와 비교되길 바랐기 때문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NBC는 클린턴 전 장관 역할에 유명배우 다이안 레인(48)을 기용하려 했다"면서 "그들은 힐러리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 뭐든 하려 했지만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미국 퀴니피액대에 따르면 지난달 23~29일 전국의 성인 1천4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모든 공화당 대권주자들과의 지지율 대결에서 두자릿수의 격차를 보이며 우위를 나타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는 49% 대 36%였으며,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53%대 36%)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54% 대 31%)도 크게 따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