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영향으로 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아시아 투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인도네시아 언론과 외신들은 4일 미국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7∼8일 발리 APEC 정상회의와 8∼10일 브루나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오전 미국 측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APEC 불참 통보를 받았다며 이를 확인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에 직면한 상황에서 외국 순방에 나서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측에 정부 업무 재개를 위한 표결을 즉각 허용 것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아시아 순방에는 대통령을 대신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 취소 사실을 알렸다며 "유도요노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아시아 순방 취소는 공화당 의원이 정부에 셧다운을 강제한 또 다른 결과"라며 비난했다.

또 "피할 수 있었던 셧다운으로 수출 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지연되고 세계 신흥국 사이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백악관은 말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오바마 대통령이 6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계획한 APEC 정상회의와 EAS 참석,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방 일정 중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순방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투어 취소로 미국이 표방해온 '아시아 중시'(Asia Pivot) 또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아시아 투어 정상외교를 통해 러시아나 중국 등의 정상과 시리아, 이란, 북한 등 지역 현안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 당면 이슈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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