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체증 해소 등을 위해 국도를 우회해 건설하는 도로인 ‘국도 대체 우회도로’의 교통량 예측치가 실제 교통량의 10분의 1도 안되는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하루에 차량 8~9대만 다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서울 노원갑)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건설관리법 개정으로 사업평가 대상이 된 전국의 국도 대체 우회도로 13곳의 교통량을 분석한 결과, 계획 교통량 대비 실제 교통량은 적게는 11.3%에서 많게는 105.3%까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보령시 화산동과 남포면 옥동리를 잇는 6.2㎞ 길이 왕복 4차로 구간은 지난해 계획 교통량이 연간 2만5396대였으나 실제 교통량은 11.5%인 2929대밖에 되지 않았다. 하루에 이 도로를 지나간 차량이 8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2009년 개통한 이 도로에는 929억원이 들어갔다.

같은 해 개통한 경북 안동시 신석~용상 구간(6.5㎞)도 지난해 교통량은 3301대로 계획 교통량(2만9115대)의 11.3%에 불과했다. 하루 교통량으로 따지면 9대 수준이다. 교통량이 계획의 30%도 되지 않는 곳은 이 밖에도 경북 영천시 금호~임고(24.1%)와 영천~고경(26.2%) 등이 있었다.

국토부는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DB) 구축 전에 설계한 도로의 교통수요 예측이 다소 부정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DB 구축 이후에 설계해 완공한 구간의 실제 교통량도 계획 교통량과 차이가 나고 있다”며 “교통량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제도적 검증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