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에 로스먼·셰크먼·쥐트호프…세포 내 신경전달물질 '이동' 원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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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면역 질환 등 예방·치료 길 열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로 인간 두뇌 활동의 근원인 신경전달물질의 이동 과정을 규명한 미국과 독일의 세 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제임스 로스먼 예일대 교수(66), 랜디 셰크먼 버클리대 교수, 토마스 쥐트호프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교수(57)를 공동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의 연구는 당뇨병과 신경·면역 질환 등 물질 운송 과정의 장애로 생기는 문제를 예방·치료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질 운송 과정에서는 세포 속의 거품 모양 구조체인 소포(小胞·vesicle)가 ‘용기(package)’ 역할을 하면서 호르몬, 효소, 사이토카인(면역제어 물질), 신경전달물질 등을 옮겨 우리 몸에서 신경 활성화, 면역, 물질대사 등을 주도한다. 이때 소포가 일종의 ‘우편배달부 가방’처럼 엉뚱한 곳에 배달되거나 운송이 지연되면 우리 몸은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소포가 어떤 원리로 일사불란하게 물질을 전달하는지, 이 과정에 장애가 왜 생기는지를 두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번 수상자들의 맏형 격인 셰크먼 교수는 1970년대부터 효모(이스트)를 대상으로 이 물질 운송 과정의 유전자적 측면을 연구, 운송을 통제하는 3종의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어 로스먼 교수는 물질을 옮기는 소포의 단백질과 ‘운송 목적지’인 세포의 막(membrane)에 있는 특정 부분이 지퍼의 양쪽처럼 아귀가 맞으면서 정확한 장소로 운송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가장 후발주자인 쥐트호프 교수는 셰크먼·로스먼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정확한 시기에 배송된 물질을 목적지에 전달하는 ‘타이밍’ 메커니즘을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물질 운송 원리는 효모와 사람처럼 다른 유기체 내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며 “수상자들은 세포 생리학의 근원적 과정을 규명했다”고 평했다. 로스먼과 셰크먼 교수는 2002년 이런 성과로 ‘노벨상의 전 단계’로 유명한 미국의 ‘래스커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쥐트호프 교수도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주는 상금은 800만크로네(약 14억3000만원)다.
이민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약리학교실 교수는 “그동안 인간 두뇌 활동의 근원인 ‘신경전달물질’ 분비와 이동 과정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인간 두뇌 활동의 과학적 원인을 알아내는 단초가 될 기초지식을 알아냈다는 측면에서 2010년 이후 매년 이들 세 명의 수상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제임스 로스먼 예일대 교수(66), 랜디 셰크먼 버클리대 교수, 토마스 쥐트호프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교수(57)를 공동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의 연구는 당뇨병과 신경·면역 질환 등 물질 운송 과정의 장애로 생기는 문제를 예방·치료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질 운송 과정에서는 세포 속의 거품 모양 구조체인 소포(小胞·vesicle)가 ‘용기(package)’ 역할을 하면서 호르몬, 효소, 사이토카인(면역제어 물질), 신경전달물질 등을 옮겨 우리 몸에서 신경 활성화, 면역, 물질대사 등을 주도한다. 이때 소포가 일종의 ‘우편배달부 가방’처럼 엉뚱한 곳에 배달되거나 운송이 지연되면 우리 몸은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소포가 어떤 원리로 일사불란하게 물질을 전달하는지, 이 과정에 장애가 왜 생기는지를 두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번 수상자들의 맏형 격인 셰크먼 교수는 1970년대부터 효모(이스트)를 대상으로 이 물질 운송 과정의 유전자적 측면을 연구, 운송을 통제하는 3종의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어 로스먼 교수는 물질을 옮기는 소포의 단백질과 ‘운송 목적지’인 세포의 막(membrane)에 있는 특정 부분이 지퍼의 양쪽처럼 아귀가 맞으면서 정확한 장소로 운송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가장 후발주자인 쥐트호프 교수는 셰크먼·로스먼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정확한 시기에 배송된 물질을 목적지에 전달하는 ‘타이밍’ 메커니즘을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물질 운송 원리는 효모와 사람처럼 다른 유기체 내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며 “수상자들은 세포 생리학의 근원적 과정을 규명했다”고 평했다. 로스먼과 셰크먼 교수는 2002년 이런 성과로 ‘노벨상의 전 단계’로 유명한 미국의 ‘래스커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쥐트호프 교수도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주는 상금은 800만크로네(약 14억3000만원)다.
이민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약리학교실 교수는 “그동안 인간 두뇌 활동의 근원인 ‘신경전달물질’ 분비와 이동 과정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인간 두뇌 활동의 과학적 원인을 알아내는 단초가 될 기초지식을 알아냈다는 측면에서 2010년 이후 매년 이들 세 명의 수상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